지난 22일 하루에만 경북 의성, 경남 산청 등 전국 30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뜨겁고 건조한 바람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초속 2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되면서 산림당국은 주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9시를 기해 대구(군위 제외)와 경북 경산·영덕·울진 평지·포항 경주 등에 건조 경보를 발령했다. 산불 진화 작업 중인 의성을 비롯해 구미, 울릉 등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됐다.
건조경보와 주의보는 실효습도가 각각 25%. 35% 이하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되면 발효된다. 실효습도는 건조한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수일 전부터 현재까지의 습도를 가중해 산출하는데, 50% 이하일 경우에는 큰 화재로 번질 위험이 커진다.
문제는 이 같은 건조한 날씨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건조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건조 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형산불의 원인은 대부분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으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이다. 지난 1월 사망자 29명과 건물 1만6천254채가 소실된 미국 LA 산불의 경우에도 강풍, 건조한 기후, 낮은 강수량 등이 맞물리며 확산됐다.
'역대 최장 산불'로 기록된 울진 산불 당시에도 건조 특보와 강풍 특보 등이 겹치면서 불이 확산했다. 바람 방향이 변화무쌍한 점 또한 산불 확산을 키운 원인이다.

이뿐 아니라 침엽수 등으로 구성된 산림 특성 또한 산불 확산 원인으로 꼽힌다. 겨울철이면 솔방웊과 마른 소나무잎 등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데다, 정유 성분으로 알려진 송진(松津)은 발화특성이 높아 불길 확산을 막지 못한다.
이 같은 산불 위험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 변화로 봄철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다, 강수 일수가 줄기 때문이다. 기상청·국립기상과학원이 편찬한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9년 간 국내 봄 기온은 평균 0.26℃ 상승했고 강수일수는 모든 계절에서 최근 10년 간 두드러지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월에는 청명·식목일(5일), 5월에는 어린이날·석가탄신일 연휴(4~6일)이 예정돼 있어 성묘객 등 야외 활동에 따른 산불 발생 위험이 높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강풍을 타고 갑자기 화선이 확대돼 산불 피해면적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실화 하나가 큰 불로 번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산불 조심 기간 중에는 절대 산불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주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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