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원근법〉
오전 9시, 희다고만 보는 것은
검은 부분을 지나친 것인가
오후 6시, 검다고만 보는 것은
흰 부분을 지나친 것인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사이
물음표처럼 서 있던 잿빛 왜가리
물 밖 돌멩이에게
물속 돌멩이의 시작과 끝을 묻는데
물속 돌멩이가 되어 본 적 없어
물 밖 돌멩이로 건너가던 왜가리
가슴에 묻어두었던 오른 다리 아래
잿빛이 흘러내릴 때
왜가리를 벗어놓은 왜가리
노을 속, 붉은 점으로 스며들고
<시작 노트>
백과 흑의 채도를 조화롭게 다루는 화가를 본 적 있다. 물속 돌멩이와 물 밖 돌멩이 사이에서, 두 자루의 긴 붓이 탁해질까 번갈아 가슴에 데우며 불협화음의 풍경이 고요해질 저 너머 한 지점을 응시하던 늙은 화가 왜가리, 노을 속 소실점을 향해 부단히 노 저어가던 날갯짓으로 얼어붙은 대지 위를 흐드러지게 봄 덧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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