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건립 지연 상황이 이슬람교도를 향한 차별과 혐오에 직결된 문제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갈등 중재와 혐오표현 대응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이하 철폐위)는 지난달 29일부터 30일 이틀 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한민국 제20-22차 정기 심의'를 열고, 지난 7일 이에 관한 '최종 견해'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이 심의 대상에 오른 건 지난 2018년 이후 약 7년만이다.
철폐위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최근 몇년 간 여러 국제인권조약을 비준하고, 국내 인권 관련 법·제도를 일부 정비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철폐위는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에 대한 혐오표현과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인종차별을 정의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법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철폐위는 국내 인종차별의 대표적인 예시로 대구 북구의 이슬람사원 건립 지연 문제를 꼽았다. 사원을 짓지 못하게 막는 상황 자체가 한국 사회 내 이슬람교도에 대한 혐오와 차별 수준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철폐위는 심의 중 정부 대표단에 "사원 건설 분쟁의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계획인지" 직접 묻기도 했다.
이에 정부 대표단은 "그동안 정부가 민원 해결을 위한 회의 등 많은 시도를 해왔다"며 "현재 사원 주변에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내용의 현수막은 없다"고 답변했다.
철폐위는 정부에 이슬람 건설 지연 해결 등 지적사항에 대한 후속조치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년 내에 중간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철폐위의 최종견해 보고서를 두고 "합법적 건축허가를 받고 시작된 이슬람사원 건설이 무려 5년째 완공되지 않고 있는 원인, 그리고 해결의 책임주체가 정부임이 국제사회에서 재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번 심의에 직접 참가해 비정부기구(NGO) 독립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 상황과, 현수막·돼지머리 등 혐오표현의 구체적 예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슬람사원 측은 시공업체 등과의 법적 분쟁이 끝나는 대로 사원 건립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공사가 재개되면 방해와 혐오 행위도 다시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지자체와 중앙정부는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넘어, 철폐위가 권고한 '중재절차'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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