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지역 농민들이 지난 3월 발생한 안동 산불로 농작물 생육 부진과 출하량 감소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강렬했던 산불 연기가 지역 곳곳을 뒤덮으면서 일조량이 급감했고, 농작물의 생장이 크게 저하된 탓이다.
15일 안동시 풍천면에서 만난 농민 최임선(67·여) 씨는 40년 넘게 수박 농사를 이어왔지만, 올해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최 씨는 "지난 3월 24일 안동으로 산불이 번질 때 수정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연기가 온 마을을 덮치면서 입식해 뒀던 벌들이 전부 죽었다"며 "벌이 없어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수정했지만, 연기가 태양빛을 막아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수박이 제대로 크지를 못하는 상황에서 최근 잇따른 흐린 날씨가 이어져 생육 환경이 더욱 나빠졌다"며 "올해는 평소보다 30%가량 작은 수박을 출하하게 됐고, 중도매상에게서 가격도 제대로 받지 못해 피해가 크다"고 덧붙였다.
당시 이 지역 농민들은 산불이 인근까지 번지자 피난 짐을 싸놓고도 농사를 포기할 수 없어 연기 가득한 비닐하우스에서 눈을 비비며 작업을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인근에서 시설작물로 애호박과 수박을 재배하는 청년 농부 김성현(36) 씨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산불 연기로 인한 일조량 부족으로 애호박 출하량이 30~40% 줄었다"며 "더운 날씨에 오히려 많이 나와야 하는 애호박이 올해는 성장이 부진해 판매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일손 부족이었다.
김 씨는 "산불이 워낙 거세게 번지다 보니 기존의 인부들이 무서워서 떠났고, 이후 새 일꾼을 구하지 못해 10개 동이 넘는 비닐하우스를 거의 혼자 도맡아 하고 있다"며 "작물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지만, 수확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역 농민들은 산불로 인한 피해 복구뿐만 아니라, 생육과 출하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피해에 대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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