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한 사회의 거울이다."
독일의 철학자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Johann Gottlieb Fichte)는 교육이 사회의 성숙도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교사에 대한 존중은 단순히 교육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가치관을 드러낸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공교육과 스승에 대한 존중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31조와 교육기본법 제8조에 따라 초등학교 6년과 중학교 3년까지 모든 국민은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에 따라 중학교 졸업까지 모든 학생들은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나머지 사교육에 의존하고, 교사들에게는 과도한 민원과 불신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많은 학부모는 사교육에 기대 자녀의 학업 성취를 높이려 한다. 입소문이 난 학원에 보내고자 타 지역까지 원정을 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반면 무상으로 제공되는 학교 교육에 대해서는 사소한 불만에도 민원이 쏟아진다. 국민신문고와 교육청 민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교사의 작은 실수까지 지적하지만, 학원 강사에게는 입을 다문다. 공교육은 무료이기 때문에 쉽게 불만을 표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해마다 많은 교사가 교단을 떠나고 있다. 특히 도서 산간 지역이 많은 경북의 특성상 젊은 교사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은 정년을 앞둔 교사들의 퇴직까지 앞당기는 현실이다.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공교육의 신뢰 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경북교육청은 '질문이 넘치는 교실' '궁리한마당' 등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탐구할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혁신을 이어 가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습자의 주도적 학습을 강조하는 다양한 연구와 시도가 현장에서 이뤄지는 중이다.
교실에서는 주말도 반납한 채 수업 연구에 몰두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이들은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해 나간다. 특히 교과서와 다양한 학습 자료의 변화는 이러한 노력을 잘 보여 준다. 과거 부모 세대가 배우던 내용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다각도로 변화했다. 교사들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북은 교사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매우 크다. 그러나 반복되는 민원과 사회적 신뢰 부족으로 인해 많은 교사가 교단을 떠나고 있다. 베테랑인 중견급 교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더 나아가 젊은 교사들의 이탈은 지역 교육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단순한 감사의 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사에 대한 신뢰와 공교육에 대한 존중이 되살아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믿고 응원할 때 공교육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 경북교육청이 선도하는 다양한 교육 혁신이 지속적으로 빛을 발하려면 우리 사회가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교사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공교육은 단순한 교육 서비스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기반이다. 스승을 존중하고 공교육을 신뢰할 때 비로소 더 나은 교육의 길이 열린다.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뒷받침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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