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장 따뜻한 봄날의 약속'…헌혈로 피워낸 대구보건대 생명의 릴레이

27년째 이어진 헌혈축제…2만 명 넘는 누적 참여자
헌혈증서 1004매 기증…"천사의 손길로 생명을 잇다"

19일 대구보건대학교 재학생들이 교내에서
19일 대구보건대학교 재학생들이 교내에서 '제27회 헌혈 사랑 나눔 축제'에 참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가 올해도 봄 햇살 아래 '생명 나눔'의 전통을 이어갔다. 1999년 시작된 헌혈축제가 27년째 이어지며, 대학의 공익 실천 철학을 몸소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 수많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붉은 온기를 나누며 따뜻한 책임을 실천했다.

19일 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 캠퍼스는 27년째 이어지는 '대구보건대학인의 헌혈 사랑 나눔 축제'로 활기를 띠었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대학 본관 로비와 캠퍼스 곳곳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재학생, 교직원, 동문 등 500여 명이 참여해 생명 나눔의 전통을 이어갔다.

이 행사는 1999년부터 매년 한 해도 빠짐없이 개최돼온 대학 대표 행사로, 지금까지 누적 참여자 수는 2만1천여 명(2024년 기준)에 달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봄 축제를 열 때, 대구보건대는 '헌혈'이라는 실천으로 봄을 맞는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과 협력한 이번 행사에는 헌혈 버스 3대와 헌혈 침대가 배치돼 하루 종일 분주한 릴레이가 이어졌다. 캠퍼스 내 마련된 타투와 네일 체험 부스는 헌혈 전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헌혈을 처음 경험한 방사선학과 1학년 손민정 씨(22)는 "주사바늘이 무서웠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며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피가 흘러가는 순간, 내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언어치료학과 3학년 전세현 씨(21)는 열 번째 헌혈에 참여했다. 그는 "단순한 봉사라기보다는 의료인의 길을 걷는 나에게 가장 실질적인 응원이자 실천"이라며 "이 혈액이 언젠가 내가 치료할 환자에게 쓰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헌혈증서 1004매 기증식'도 함께 진행됐다. 1004라는 숫자에 천사의 의미를 담아 학생과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헌혈증서를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김도현 학생복지지원팀장은 "생명 나눔의 의미를 숫자로 표현하며 대학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행사였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는 '자원봉사 패스제(PASS''를 통해 2년제는 16시간, 3~4년제는 24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졸업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실무 연계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려는 목적이다. 현재 11개 학과 18개 봉사동아리가 저소득층 아동 시력검사, 노인 구강관리, 마라톤 의료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영준 경영본부장(유아교육학과 교수)은 "대구보건대의 헌혈축제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교육기관으로서 실천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며 "지식과 함께 인간다움을 키우는 대학,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1004매 기증식'은 천사와 같은 손길로 생명을 이어가는 대학의 미래를 보여준 장면이었다"며 생명 나눔의 정신을 되새겼다.

19일 대구보건대학교에서 교내에서
19일 대구보건대학교에서 교내에서 '제27회 대구보건대학인의 헌혈 사랑 나눔 축제'가 열리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19일 대구보건대학교가 헌혈 축제를 기념해 10층 총장실에서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헌혈증서 천사매(1004매)를 기증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19일 대구보건대학교가 헌혈 축제를 기념해 10층 총장실에서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헌혈증서 천사매(1004매)를 기증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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