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전력 고도화에 나선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5천t급 구축함을 진수하다 함정이 파손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의 존위를 추락시켰다"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새로 건조한 5천t급 구축함 진수식이 전날 청진조선소에서 진행됐다. 통신은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하여 대차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배 뒤쪽) 부분의 진수썰매가 먼저 이탈돼 좌주(배가 해저에 부딪히거나 뭍에 올라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되고 일부 구간의 선저 파공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됐으며 함수부분이 선대에서 이탈되지 못했다"고 사고 상황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라며 "우리 국가의 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켰다"고 격노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구축함을 시급히 원상 복원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적 문제"라며 6월 전원회의 전까지 "무조건 완결"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해당 책임자에 대한 문책도 시사했다. 책임자 문책은 6월 하순에 열릴 예정인 당중앙위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함정 건조에는 군수공업부, 국가과학원 역학연구소, 김책공업종합대학, 중앙선박설계연구소, 청진조선소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소식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렸다. 주민들에게도 진수식 사고 소식을 발 빠르게 알린 건 이례적이다.
사고 함정은 북한이 지난달 25일 진수한 5천t급 구축함 최현호와 동급인 것으로 보인다. 최현함의 경우 길이 142m, 폭 22m에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74개의 수직발사장치와 360도 전방위 감시가 가능한 이지스레이더(위상배열레이더)를 갖춘 것으로 추정돼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 정부는 이번 북한의 새 구축함 진수 사고는 측면으로 진수하려다 배 뒷부분이 먼저 이탈하는 바람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측면 진수가 실패했다고 평가한다"면서 "현재 바다에 넘어져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6월까지 복원을 지시한 것으로 볼 때 대규모 파손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고 함정이 바다에 누워있는 상태여서 신속한 원상 복구가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러시아 파병 대가로 군사기술을 지원 받아 군전력 고도화를 추진중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최신식 탱크·장갑차 개발, 600㎜ 초대형방사포(KN-25) 생산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보유한 ICBM은 10기 이내로 추정된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오는 2035년까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0기를 보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정찰 위성 발사대 및 기술 자문, 무인기 실물, 전자전 장비, SA-22 지대공 미사일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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