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의 첫 국무회의에서 눈길을 끈 것은 점심시간을 아껴 업무를 진행하는 '김밥 오찬' 만이 아니었다.
국무회의에 함께 자리했던 이완규 법제처장이다.
▶국무회의에는 국무위원들만 출석하지 않는다. 규정상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장관 등)이 나오고, 여기에 대통령 보좌기관(대통령비서실장 등), 국무총리의 보좌기관 및 소속기관(법제처장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기관, 산업통상자원부 소속기관, 서울특별시장, 그리고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중요 직위 공무원도 앉는다.
이에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더해 이완규 법제처장도 이재명 대통령과 한 공간에 앉았던 것이다.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인물들, 이제는 야당이 된 국민의힘 출신 인물들 등이 대거 자리해 '불편한 동거'라는 수식이 다수 기사 제목에 붙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특히 불편했을 인물이 이완규 법제처장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했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한 것.
이완규 법제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서울대 법대에 입학(79학번)한 동기 사이인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추윤갈등' 시기 '직무정지'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고, 이후 20대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 첫 법제처장이 된 '인연'이 주목받은 바 있다.
그 인연은, 정확히는 일종의 '보은 인사'는 윤석열 정부 말미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으로까지 이어졌는데, 이를 이재명 대통령이 철회한 것이다.
참고로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서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쓴 "윤석열과 법대 동기 8수에 9수에, 측근 실세"라는 표현이 회자되기도 했다.
이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기까지 걸린 연수(年數)를 가리킨다. 실제 사법시험 응시 회수 내지는 소요된 연수따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고 12년 뒤인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이완규 법제처장도 도토리 키재기로 11년 뒤인 1990년 32회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로 잘 알려져 있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이완규는 면전에서 빅엿을 먹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6일 오전 7시 38분쯤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이 이완규를 앉혀놓고 이완규의 헌법재판관 지명 철회를 한 장면 보셨나? 어제 말이다. 박성재(전 법무부 장관)를 뺀 모든 윤석열이 지명한 국무위원을 그대로 앉혀놓고 식사대신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며 국정현안을 돌봤다"면서 이같이 표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외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의 사표를 반려한 바 있다.
이어 김용민 이사장은 "아마 이 자들을 앉혀놓고,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에서 통과된 3개 특검법안, 이 자들의 과거 주군을 탈탈 털 특검을 공포(公布)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에게 날렸다고 하는 '빅엿'을 조만간 더 많은 당사자들에게 재차 날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재명은 그런 사람이다. 이재명의 인사를 지지한다고 하니까 왜 문재인의 인사는 비판하면서 이재명은 그렇지 않냐고 하는 자들이 있다. 이재명이 문재인과는 다르니까. 관료에게 휘둘리지 않고, 현안을 부처님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으며,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실현시키니까"라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비교로 글을 전환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여기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곁들여 "문재인 시대처럼 휘하의 윤석열 같은 관료가 자기에게 (검찰총장)임명장을 준 분에게 칼을 들이대는 모습이 이재명 시대에 다시 연출될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재명이 신이거나 슈퍼맨은 아니겠지만, 그는 권력을 어떻게 쓸 줄 아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그러니 관료들이 차렷 열중쉬어 하는 것이다. 이재명이 악당을 갖다 써도 필요성, 통제할 능력과 자신감이 있다면 지지하는 게 맞다. 악당을 갖다 썼는데 '눈만 껌뻑껌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이라고 '尹이 文에게 칼을 들이댄 것'과 같은 상황이 이재명 정부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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