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꿈꾸는 시] 전태련 '모르는 일'

2003년 '사람의 문학' 등단…시집 '바람의 발자국' 외
대구 시인협회 회원, 대구 문인협회 회원

전태련 시인의
전태련 시인의 '모르는 일' 관련 이미지

〈모르는 일〉

어느 봄날,

길 가다 건너다본 모텔 주차장

차들이 커튼으로 반쯤 얼굴을 가리고

남세스러운 듯 서 있다

주인은 낮잠이나 자러 대낮 모텔에 들었는가

자동차 혼자 저리 엉거주춤 자신을 가리고

대신 혼나고 있는 듯

번호판이 보일세라

바람이 들추는 애꿎은 소문과 씨름 중이다

출장이 길어진 어느 집 가장의 차

밝은 햇살 아래 진땀 흘리며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전태련 시인
전태련 시인

<시작 노트>

모르는 일은 모르는 일로, 소문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거 자신이 한 게 아닌, 애꿎은 일로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먼 옛날 아무도 모르게 저지른 그 과오의 결과이면 또 어떠랴.

인류는 하나의 공동체 상과 벌을 공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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