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꿈꾸는 시] 이유선 '낙과'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2018년 《모던포엠》 등단…시집 '그래도 일요일'
수성 문인협회 이사, 대구 시낭송 협회장 등

이유선 시인
이유선 시인 '낙과' 관련 이미지

〈낙과〉

해의 단맛이 감춘 씨앗, 자갈밭 내 몸에 떨어졌다

바람이 문질러 주는 공중을 얼마간 견디던 과육이

툭 내려놓은 열매

그늘이 기어다니는 자리에서는

외로움도 하나의 권력인 듯

깔린 돌 틈의 풀이 사뿐히 받아준다

덜 외로운 자, 더 외로운 자를 섬기는 공중

열매가 견딘 잠옷에서는 언제나

시금털털한 혁명 냄새가 났다

바람 부는 날 잎들은 비워졌고

안 보이던 강이 멀리서 흘러와

과육의 살갗은 더 이상 부풀어 오를 수 없을 만큼

탱글탱글하던 그때를 기억한다

땅에 떨어지면 곧 그곳이 무덤인 걸 안다

49일째 휴일이 없는 사람들의 입에 들면 그나마 다행

출렁거리던 각도의 품만큼

강물이 훤하게 내려다보이기 시작하면서

발목 잡던 어미를 원망도 한다

떨어져 단단한 돌 위에 찧은 이마

욕망의 틈새를 연다, 퇴로 차단하는 바닥에 항거하면서

조개처럼 혓바닥 내미는 초록의 혀

나날의 고통 어서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유선 시인
이유선 시인

<시작 노트>

계절은 사망이 없다. 바람도 그렇고 하늘과 땅도 그렇다. 삶도 그럴 것이다. 씨앗이 다음 씨앗을 위해 죽음의 매듭을 넘어서는 것처럼 내가 죽어도 나의 얼은 천지간에 영생불사할 것이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 경북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해 '한국시리즈 방식'의 비현역 예비경선을 도입하며, 이철우 도지사와의 본경선 진출 후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따라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면서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
대구경북의 행정통합이 12일 사실상 무산되면서 지역사회에 허탈감이 퍼지고 있으며, 정치권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구...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라운드 진출 후 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점수 조작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를 소재로 한 떡볶이..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