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에서 개혁 목소리를 내 온 안미현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임은정 신임 동부지검장을 공개 비판했다.
안 검사는 8일 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임은정 검사장님, 무엇을 어떻게 바꾸면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안 검사는 임 검사장이 같은 날 오전 9시쯤 자신에게 보낸 업무 메신저 내용을 사진으로 덧붙였다. 임 검사장은 안 검사에게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대해 "속상하지만,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해"라면서 "이 시간도 곧 지날 테니 이 터널 밖으로 나갈 때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어지도록 오늘을 바꿔보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안 검사는 이 메시지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글을 작성했다.
그는 "터널 밖으로 나갈 때 좀더 나은 곳으로 이어지도록 오늘을 바꿔보자는 검사장님 말씀의 의미를 모르겠다"면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바꾸면 좀더 나은 곳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냐"고 했다.
또 "저는 검찰이 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임은정 검사장님과 같은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제가 바뀌어야 생각하는 지점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된 수사와 인사'였고 강원랜드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것이 침해됐다고 생각해 대형 사고도 쳐봤다"고 했다.
안 검사는 지난 2018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연루됐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 대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안 검사는 "그 과정에서 어느 정당의 유력 정치인과 대척점에 서 있는 모습을 보이다 보니 졸지에 그 정당과는 반대 성향인 정당에 친화적인 검사로 보여지기도 했다"며 "실제 더 좋은 자리에 갈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제가 그 기회를 잡으면 그것을 제가 본연의 업무를 잘 해서 낸 성과에 따른 것이 아니라 특정 정치인을 저격해서 그 자리에 간 것이 되는 모양새가 되고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정치성향에 따라 한 일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질 것이 명약관화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 자리를 거절했다. 아무도 알아주질 않을 결정이지만,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강조했다.
안 검사는 "그 후 수년 동안 온갖 정치적 사건의 블랙홀에 검사들이 빨려가고 그 빈자리를 남은 검사들이 허덕이며 메우는 모습을 봤다"며 "어떤 사건에는 지나치게 가혹하고 어떤 사건에는 지나치게 무관심할 검찰권 행사를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모든 순간에 저는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사과한 바 없다"면서 "형사부 검사일 때는 배당받은 사건에, 공판검사일 때는 맡은 재판부 사건에만 충실했고, 제가 행사한 바 없는 검찰권 행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았는데 이러한 침묵이 임은정 검사장이 말한 '자업자득'이라면 더이상 변명이나 항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안 검사는 임 검사장을 향해 "저보다 훨씨 오랜 시간 조직에 몸담고 계셨고 검찰이 바뀌어 나갈 방향을 고민하셨을 테니 그 치열한 고민 끝에 발견하신 현답을 저를 비롯한 후배들에게 알려주길 부탁드린다"며 "좀더 나은 곳으로 이어지도록 어떻게 오늘을 바꾸면 되는지 방향과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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