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텃밭' 대구에서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 자리를 두고 최근 전례 없는 경선이 벌어질 예정이어서 지역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거대 여당이 입법 독주를 이어가고, 다음 주 이재명 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야당이 집안싸움을 벌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9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이 위원장 후보를 접수한 결과 권영진·이인선 의원(가나다 순) 2명이 등록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대구는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 패배로 하루아침에 야도(野道)가 된 데다 행정 수장인 대구시장마저 장기간 공석"이라며 "대구시장을 8년이나 지낸 저로서는 절박한 위기의식과 책임을 느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대구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도약대나 명분 쌓기가 아니고, 신뢰의 회복, 조직의 통합, 미래를 향한 전략"이라며 "시당위원장이 그 변화의 구심점이 돼야 하고 제가 대구시당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했다.
이처럼 후보가 두 명 이상 접수한 만큼 대구시당은 당규에 따라 시당대회를 열어 대의원 투표를 거친 뒤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그간 시당위원장은 지역구 의원 중 선수와 나이를 고려해 후보를 한 명으로 압축한 뒤 시당운영위원회를 거쳐 뽑아왔다. 운영위가 아닌 시당대회를 열어 대구시당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은 최근 10여 년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기존 관례에 따르면 현 시당위원장(재선 강대식, 1959년생) 뒤를 이어 이인선 의원(재선, 1959년생)이 차기 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대구 지역구 의원들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이인선 의원을 차기 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권영진 의원(재선, 1962년생)이 출마 의사를 밝혀 지역 정가에 긴장감이 감돌았고 이날 실제 후보 등록을 하면서 '의원 간 교통정리'에 실패한 상황이 됐다.
이례적 시당위원장 경선 사태가 벌어지자 국민의힘 지지자, 지역 정가 인사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당내·외적 위기와 혼란, 산적한 지역 현안 속에 TK 정치권이 시당위원장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중앙당에서도 갈등하는 모습에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민심이 좋지 않는데, 지역마저 내홍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누가 위원장이 되든, 지역 의원들이 똘똘 뭉쳐 현안 해결에 힘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후보 등록을 마친 대구시당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시당대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달 16일까지 각 시도당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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