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서린 눈빛의 아이와 젊은이들이 캔버스를 가득 채웠다. 붉은 빛으로 물든 눈 주변으로는 불안과 분노가 느껴지지만, 그에 비해 몸은 이상하리만치 축 처진 모습이다.
자유롭게 울렁이는 선이 마치 에곤 실레의 작품을 연상케하는 임일민 작가는 어릴 적 겪은 감정의 결핍과 억눌림 등을 화폭 위 인물에 투영시킨다.
그는 유년시절 부모에게서 제대로 사랑받을 수 없었던 가정 환경 탓에 자연스럽게 애정결핍이 내면에 자리잡게 됐다.
성장기에는 부족했던 사랑을 채우고자 하는 감정을 억제하고 타인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보여주는 것에 집착했지만, 억압된 감정과 의도적인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집착 행위는 오히려 알 수 없는 공허함과 불안감을 초래했다. 또한 감정의 억압과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집착은 스스로의 감정 혼란을 야기시켰다.
그러던 그는 학창 시절 붓을 잡게 되면서부터 유년기의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인간 내면의 본질적인 모습에 대한 예술적 탐구와 치유를 향한 작업을 추구하고 표현하게 됐다.
그는 작품을 통해 단순히 보여지는 표정을 넘어 감정의 정화(淨化)에 이르게 하는 무언가를 전하고자 한다. 또한 다양한 동양화 재료를 활용해, 자신만의 독창성을 펼쳐보인다.


지난 1일 키다리갤러리(대구 동구 신서로21길 3-5)에서 개막한 임일민 작가의 초대 개인전 '카타르시스(CATHARSIS)'에는 올해 신작 12점이 전시됐다.
키다리갤러리 관계자는 "그는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인물의 완벽한 표현을 위해, 적합한 재료를 찾아가는 실험적인 과정에서도 주저함이 없다"며 "그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인물의 컨셉트는 소재와 구성, 주제면에서도 앞으로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1999년 대구에서 태어나 계명대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지난해 키다리갤러리가 개최한 신진작가 공모전인 제7회 키똑전에서 최우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키다리갤러리 전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며, 15일 오후 6시에는 작가와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070-7566-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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