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이 약 200억원을 투입해 동산동에 조성한 도시재생사업 공간이 시민들 외면 속에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구청은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207억원(국비 85억원, 시·구비 각각 42억5천만원 등)을 투입해 동산동 일대 도시재생에 나섰다.
문제는 사업 거점공간 상당수가 시민 외면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4억7천만원이 투입돼 지난해 7월 문을 연 '동산애(愛)이음센터'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사업 일부인 '한옥마을 공방조성사업' 핵심이지만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좁은 골목길 끝에 있는 이곳은 전신주에 주민들이 임의로 붙인 작은 팻말 두 개에 의지해야 도착할 수 있었다. 중구청이 별도의 공간 안내를 위한 바닥 포장이나 팻말을 마련하지 않은 탓이다.
주민 방문이 드문 상황에서 센터는 자연스레 방치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업사이클 공예, 태극권 등 5가지지만 현재 운영 중인 강좌는 태극권 하나뿐이다. 수강생 지원이 적어서다.
7억6천만원이 투입돼 지난 2023년 8월 지어진 주민 커뮤니티 거점공간 '한옥마을 공유공간'의 경우 아예 2년 가까이 문이 닫힌 채 방치된 상태다.
중구청은 이곳을 당초 노인이 대다수인 주민 수요에 따라 '경로당' 형태로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회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사업 관계자들은 중구청이 공간 조성에 앞서 주민 수요 파악에 실패했고 이후 홍보도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주연 동산동 약령시 골목길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외부 공모를 통해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주말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주중에는 30명 정도가 센터를 방문하는데,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인데도 홍보가 안 돼 아쉽다"며 "부지 선정 자체가 외진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간판도 법적으로 달 수 없어 인지도가 더 낮은 것 같아 홍보 측면에서 공적인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은 하반기 중 활용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위치 문제는 매입할 수 있는 부지가 한정적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센터 내 프로그램은 위탁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며 구청에서는 따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며 "공유공간의 경우 사업 초기 용역에서 경로당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반기 중 시니어클럽과 연계해 방앗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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