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가 휴가철 지역 내 음식점과 숙박업소에서 혼밥 면박·걸레 수건·잔반 재사용 사례가 적발되면서 지역 관광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자 음식점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9일 여수시는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관내 모든 음식점을 대상으로 위생 상태와 서비스 수준을 집중 점검한다고 밝혔다. 시는 보건소 관계자와 소비자 식품위생감시원 등 42개 조, 84명으로 점검반을 편성해 남은 음식 재사용 여부, 식재료 보관 상태, 유통기한 준수, 주방 청결, 종사자 개인 위생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위생 불량이나 불친절 민원이 접수된 업소는 중점 관리업소로 지정된다.
점검과 함께 업주·종사자를 대상으로 친절 서비스 교육도 진행한다. 교육 내용에는 혼자 식사하는 손님을 위한 '혼밥 식탁' 마련, 1인 방문 시 2인분 주문 강요 금지, 응대 태도 개선 등이 포함됐다. 여수시 관계자는 "위생 불량 업소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며 "음식문화 전반의 신뢰 회복과 관광 이미지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잇따른 불친절·비위생 사례가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맛집으로 알려진 여수의 한 음식점은 2인분을 시키고 홀로 식사하는 유튜버에게 "빨리 먹으라"며 면박을 줘 논란이 됐다. 한 여성 유튜버가 '혼자 2인분 시켰는데 20분 만에 눈치 주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영상 속 식당 직원은 식사 중인 유튜버에게 "얼른 먹어야 한다", "우리 가게에 아가씨 하나만 오는 게 아니다", "이래 갖고 있으면 (시간이) 무한정이잖나"라고 말해 불쾌감을 주는 장면이 담겼다.
논란이 커지자 여수시는 지난달 16일 해당 식당을 방문해 실태 점검을 벌였다. 업주는 시 관계자에게 "해당 유튜버가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했고, 본인의 큰 목소리로 인해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튜버는 "식당에 입장할 때 영상 촬영 허락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여수 돌산읍의 한 숙박업소에서는 수건에 '걸레'라는 글씨가 적혀 제공된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샀다. 지난달 28일 가족과 함께 해당 호텔을 이용한 투숙객 A씨는 "호텔 수건을 사용한 후 적힌 글자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걸레'라고 쓰여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아이를 수건으로 다 닦인 후였다. 무슨 걸레였고 어디를 닦았던 걸까"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A씨는 호텔 측 대응에도 불만을 표했다. "호텔의 대답은 '죄송하다. 분리 세탁을 하는데 분리 중 섞인 것 같다'는 말뿐이었다"며 "상식적인 조치를 기다렸지만 수건 교체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호텔 측은 SNS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논란이 잇따르자 여수시와 위생단체협의회 관계자들과 식당, 숙박업주 200여명은 지난 7일 여수시청 앞에서 친절 실천 결의대회까지 열었다. 이들은 친절과 정직한 가격 등 실천 항목을 담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여수시도 관련 부서와 유관기관이 참여한 '음식·숙박업소 불친절, 비위생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현장 집중 점검과 친절 응대 교육 강화 등의 개선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8일에는 식당에서 잔반을 재사용한 사례가 또 적발됐다. 이날 여수 교동의 한 장어 식당에서 남은 반찬을 재사용한다는 신고가 여수시에 접수됐다. 신고자가 제보한 영상에는 식당 직원이 그릇에 남은 음식을 반찬통에 다시 넣고 있는 장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는 현장을 방문해 잔반을 재사용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과 함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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