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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희움, 인력난에 관리난 심각

대구 중구에 자리한 비수도권 유일의
대구 중구에 자리한 비수도권 유일의 '위안부' 역사관 '희움'은 누수 영향으로 1층 전시관으로 들어서는 입구 천장과 맞닿은 목재 구조에 곰팡이가 잔뜩 핀 데다 자재가 들떠 엉망인 모습이었다. 김지효 기자

비수도권 유일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희움'이 운영난에 열악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방문한 희움 역사관. 1층 전시관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천장에는 곰팡이가 잔뜩 펴 있었고 자재도 들떠 엉망이었다. 장마철 비가 내릴 때마다 누수 피해를 막지 못해서다. 역사관 입구에 있는 흰 바탕의 전시실 안내판도 누수 흔적으로 얼룩져 있었다.

전시관 옆에 있는 사무실 한쪽 벽면도 마찬가지다. 누수 피해로 벽면 일부를 뜯어낸 뒤 드러난 철골 자재에는 녹이 잔뜩 슬어 있었고, 사무실 곳곳에 새는 빗물을 받을 수 있도록 빈 페트병과 바구니 등이 놓여 있었다.

국가지정기록물 960여 점을 포함한 할머니 25분의 유품과 기록물 4천여 점이 보관된 수장고도 열악한 환경이었다. 에어컨 등 제습 설비가 노후해 기록물들은 곰팡이에 노출된 채 겹쳐 쌓여 있었다.

희움 역사관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순악 할머니가 남긴 유산 1억원 중 절반인 5천만원에 시민 성금 8억원을 더해 2015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비수도권에서 위안부 역사관을 꾸린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개관 10주년을 맞는 현재 희움은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받는 후원금과 기념품 판매, 입장료 수익에 대구시 재정지원 1천만원 가량이 운영비의 전부여서다.

지난 2021년 2천75명이던 관람객이 지난해 6천171명을 기록한 만큼 방문자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지만 역사관 관리와 단체 해설, 운영, 회계, 연구 등을 직원 한 명이 도맡고 있었다. 지난 3월 채용된 직원 한 명에 내달 개관할 새로운 전시를 위해 10월까지 근무할 계약직 인력 두 명도 추가됐지만 여전히 직원들이 주 6일 근무를 자처하는 등 극심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희움 관계자는 "비가 쏟아질 때면 사무실과 전시실이 빗물로 엉망이 된다"며 "누수를 잡기 위해 공사 업체도 불러 봤지만,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보니 정확한 원인 진단을 위해서는 전시관을 닫아야 하는 데다 건물 구조를 바꾸는 큰 공사가 될 것 같아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시설 개선을 위한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신희 대구시 여성가족과장은 "현재 희움에 기림의 날 행사 및 문화예술 전시 비용 명목으로 매년 1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시설 개보수를 위해 국비 지원 등 방안을 추가로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에 자리한 비수도권 유일의
대구 중구에 자리한 비수도권 유일의 '위안부' 역사관 '희움'은 누수 영향으로 1층 전시관과 맞닿은 사무실 벽면이 곰팡이와 녹으로 엉망인 모습이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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