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용모의 영혼의 울림을 준 땅을 가다] 경이로운 자연경관의 하푸탈레 인연

하푸탈레가 높은 지대에 있어 어디를 가든 파란하늘과 구름이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지고, 그 아래 녹색의 차밭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다.
하푸탈레가 높은 지대에 있어 어디를 가든 파란하늘과 구름이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지고, 그 아래 녹색의 차밭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다.

◆ 뷰 포인트로 소문난 하푸탈레

하푸탈레(Haputale)는 스리랑카의 중부 고지대에 위치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차밭, 서늘한 기후로 유명한 곳이다. 해발 1,400m의 서늘하고 쾌적한 기후는 스리랑카의 저지대가 더운 반면, 하푸탈레는 선선하여 여행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매혹적인 작은 도시와 사랑에 빠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콜롬보나 캔디에서 출발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를 이용해 하푸탈레까지 이동할 수 있다. 산길을 구불구불 저속으로 이동하다 보니 거리에 비해서 이동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기차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지루하지 않다. 스리랑카 기차에서는 안전만 신경 쓰면 파란색 기차 밖으로 몸을 내밀고 풍경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관광열차를 탄 기분까지 들었다.

여행자들 사이에 아름답기로 소문난 스리랑카 고원열차의 중심지 하푸탈레역은 해발 1,430m에 위치하해 주변 고원의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여행자들 사이에 아름답기로 소문난 스리랑카 고원열차의 중심지 하푸탈레역은 해발 1,430m에 위치하해 주변 고원의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이곳의 매력은 우선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다. 끝없이 펼쳐진 차밭과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마을에서는 스리랑카의 남쪽 해안까지 한 눈에 보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붐비는 관광지와 달리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자랑한다.끝없이 펼쳐진 푸른 차밭과 서늘한 바람, 아름다운 전망을 즐기며 힐링을 할 수 있다.

하푸탈레은 높은 고산지대에 있어서 시내로 내려가는 풍경이 일품이다. 파란 하늘이 닿을 듯 가깝게 느껴지고, 그 아래 녹색의 차밭이 어우러지니 그림 같은 광경이 이어졌다.무성한 고원에 자리잡은 하푸탈레는 차 농장과 안개 낀 산의 숨막히는 풍경을 제공한다. 이 매력적인 마을은 경치 좋은 하이킹, 계단식 폭포, 고요한 분위기로 여행자들을 부른다.

하푸탈레 뷰 포인트는 스리랑카 여행자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다. 보이는 산들은 바위가 많고, 울퉁불퉁한 길은 하푸탈레 산의 또다른 형태로 이어진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장엄한 파노라마 전망은 카메라를 쉬지 않고 클릭하게 할 것이다. 발아래 하늘을 두고 말 그대로 세계정상에 서게 될 것이다. 심연을 바라보는 최고의 전망을 즐겨보자. 독수리의 놀라운 비행을 보면 이 아름다운 장소가 왜 이 이름을 얻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1년 전, 스리랑카의 느릿한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났던 Chamodi 가족이 하푸탈레 역까지 마중을 나와 꽃다발을 건네며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다.
1년 전, 스리랑카의 느릿한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났던 Chamodi 가족이 하푸탈레 역까지 마중을 나와 꽃다발을 건네며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다.

◆ 기차에서 시작된 인연, 시골집에서 피어난 마음
1년 전, 스리랑카의 느릿한 완행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났던 한 가족이 있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버지와 따뜻한 미소의 어머니, 그리고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고등학생 자매들이다. 여행자인 이방인과 함께 자리하며, 말보다 마음이 먼저 통했다. 그 만남은 짧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고, 여행이 끝난 후에도 서로의 안부를 전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스리랑카를 찾아, 기차역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하푸탈레역. 이곳은 우리 재회의 시작점이었다. 역 앞에서 다시 만난 샤모디(Chamodi) 가족은 꽃다발로 뜨겁게 환영하며, 오랜만의 만남은 마치 어제 헤어진 사람처럼 자연스러웠다.

여행자를 초대한 Chamodi 가족이 사는 조용한 시골마을 Sisila에 도착해서 플랭카드를 펼쳤다.
여행자를 초대한 Chamodi 가족이 사는 조용한 시골마을 Sisila에 도착해서 플랭카드를 펼쳤다.

우리는 녹색차밭을 지나 굽이굽이 이어지는 시골길을 따라 18km를 달렸다. 목적지는 선생님 가족이 사는 조용한 시시라(Sisila)마을의 집. 인터넷도 잘 잡히지 않고, 도시의 편리함과는 거리가 먼 곳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잊고 지내던 평화로움과 따뜻함이 가득했다.

며칠 동안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마을의 주민들과 지내며, 가까운 곳을 함께 여행도 하며 보낼 계획을 세웠다. 말이 다 통하지 않아도 뜨겁게 정을 나누고, 함께 웃고, 들판을 거닐고 과일을 따며, 서로를 돕는 그 순간들은 언어 이상의 교감이었다. 소녀들은 여행자의 손을 잡고 길을 안내했고, 어머니는 손수 만든 음식을 매일 접시에 넘치도록 담아주셨다. 선생님은 소소한 일상의 풍경들을 들려주며, 여행자가 보는 세상을 궁금해 하셨다.

맛있게 음식을 준비한 스리랑카 일상 식을 가족들과 함께 손으로 먹으니, 더 맛 나는 것 같았다.
맛있게 음식을 준비한 스리랑카 일상 식을 가족들과 함께 손으로 먹으니, 더 맛 나는 것 같았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버지와 따뜻한 미소의 어머니, 그리고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고등학생 자매들과 차를 마시며 그동안의 안부를 나누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버지와 따뜻한 미소의 어머니, 그리고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고등학생 자매들과 차를 마시며 그동안의 안부를 나누었다.

가족과 함께한 시간 동안 느낀 것은 단 하나였다. 여행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낯선 이방인이었지만, 마음을 나누는 순간 그 낯섦은 따뜻한 인연으로 변했다. 여행지가 주는 감동도 크지만, 그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이야기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이런 풍경과 인연 덕분에 하푸탈레 여행은 단순한 감성이 아닌, 깊은 울림을 주는 여정이 되었다. 스리랑카 여행에서 하푸탈레는 단연코 '쉼표 같은 순간'을 선물해 준 곳이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나를 마주하는 이 여정, 그 따뜻한 감정을 함께 느껴보면 좋을 거 같다.

아이스티 브랜드 창시자 립톤이 다리를 꼬고 앉아서 끝없이 펼쳐진 차밭을 바라봤던 립톤의 동상에 여행자도 옆에 앉아 함께 다리를 꼬고 인증샷을 찍었다
아이스티 브랜드 창시자 립톤이 다리를 꼬고 앉아서 끝없이 펼쳐진 차밭을 바라봤던 립톤의 동상에 여행자도 옆에 앉아 함께 다리를 꼬고 인증샷을 찍었다

◆ 립튼 시트와 아디샴 수도원
하푸탈레 주요 관광지인 립톤 시트(Lipton's Seat)는 영국의 차 사업가 토마스 립톤(Thomas Lipton)이 차밭을 내려다보며 홍차 사업을 구상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하푸탈레 마을에서 한 시간 거리의 해발 1,900m에 위치해 있으며, 일출 시간대에 찾으면 운해와 함께 환상적인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립트시트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멋진 전망대로 립튼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으며, 하푸탈레를 찾는 여행자는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전망대를 오르기 가장 좋은 시간은 아침이며 일출이 장관이다. 꼭대기에는 작은 카페가 있어 사모사, 로티와 차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마을의 잘 가꾼 밭을 돌아보며, 동네 이웃들과 같이 웃고, 일하고, 전원풍경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마을의 잘 가꾼 밭을 돌아보며, 동네 이웃들과 같이 웃고, 일하고, 전원풍경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맑은 공기 속에서 찻잎 위로 부서지는 햇살, 안개 낀 능선 너머로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 이 장면은 스리랑카여행 중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억된다. 스리랑카가 홍차의 나라로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바로 이 립톤 경의 영향이 크다. 19세기 후반, 스리랑카에 차 농장을 개척해 유럽에 '실론 티'를 소개한 것이 오늘날까지도 세계적인 홍차 생산국으로 성장한 출발점이 되었다.

립톤시트에는 벤치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실물 크기의 립톤의 동상이 있는데, 대부분 여기 올라오는 여행자들은 립톤 경 동상 옆에 앉아 함께 다리를 꼬고 인증샷을 찍는다.
이곳은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는 전망대로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앉아 자랑스럽게 자신의 사유지를 바라보는 인기 있는 지점이다. 오늘날에도 전망대에서 최고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아디샴 수도원은 1931년에 지은 위엄 있는 석조저택으로 아름답고 고요한 환경에 위치하고 있는 수도원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아디샴 수도원은 1931년에 지은 위엄 있는 석조저택으로 아름답고 고요한 환경에 위치하고 있는 수도원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하푸탈레 마을에서 서쪽으로 3km 거리에 있는 아디샴 수도원(Adisham Bungalow)은 1931년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유럽풍의 저택이였다. 아름다운 분위기의 고대성처럼 돌로 지어졌으며, 영국시대처럼 느껴진다. 현재는 수도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꽃과 많은 과일이 있는 예쁜 정원과 유서 깊은 건축물이 특징이다. 오래된 책이 구비된 도서관과 거실은 대중에게 공개되는 유일한 공간이다.

아디샴의 정문 왼쪽에는 고요한 능선 꼭대기를 따라 서쪽으로 약 8km를 이어지는 산책로가 있다. 소나무와 유칼립투스 숲을 통과하는 고요한 산책로에는 미니버트, 녹색 바베트, 푸른 까치, 코뿔새, 꾀꼬리와 같은 새들을 볼 수 있다.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ymahn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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