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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연설 30년 마무리하는 하태균 씨 "연설은 책임을 지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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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현장 공기, 반응 읽기부터 배워"…"이젠 끝까지 듣는 것이 진정한 연설 깨우쳐"

하태균 씨가 11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정치연설 30년을 마감하는 은퇴식에서 청중들에게 마지막 연설을 하고 있다. 하태균 씨 제공
하태균 씨가 11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정치연설 30년을 마감하는 은퇴식에서 청중들에게 마지막 연설을 하고 있다. 하태균 씨 제공

30년 동안 정치연설 현장에서 시민과 마주해 온 연설가 하태균 씨가 11일 정치연설 활동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하는 은퇴식을 열었다. 하 씨는 그 시간을 "설득과 홍보의 언어가 아닌, 사람을 향한 말로 30년을 버텨온 기록"이라고 소회했다.

1996년을 그 시작으로 기억하는 그는 "현장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유세 준비를 돕고 선배 연설가들을 보좌하며 정치 현장의 공기와 사람들의 반응을 먼저 배웠다"고 말했다. 그의 첫 공식 연설은 1998년 지방선거 때 이뤄졌다.

더듬어 보면 전국 수많은 선거 현장에서 연설과 유세를 했지만 단 한 번도 똑같은 적이 없었다. 같은 메시지라도 부산역광장, 목포역광장, 동대구역광장, 서문시장 등 장소와 지역분위기, 청중이 달랐다.

쉽지 않은 순간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그는 연설은 '잘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행위'로 여겼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부끄럽지 않은 말을 현장에서 지키려 애썼다.

2007년 한나라당 제17대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를 진행하는 하태균 씨.
2007년 한나라당 제17대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를 진행하는 하태균 씨.

그는 "단순히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질문과 불만, 기대를 현장의 언어로 풀어내는 일이라는 원칙과 '설득은 강요가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데서 시작된다'는 믿음이 없었다면 서 있기 조차 힘든 순간이 많았다"고 했다.

늘 사람들 사이에 머무르고, 청중의 눈을 피하지 않으며, 불편한 질문을 외면하지 않는 것은 그가 생각하는 연설의 마지막 단계였다.

이런 의미에서 이날 은퇴식은 한 사람의 직업적 마침표이자, 정치연설이라는 영역이 어떤 방식으로 시민과 만나왔는지를 돌아보는 자리가 됐다.

하태균 씨는 "정치연설은 박수를 받기 위한 말이 아니라 사람 앞에서 책임을 지기 위한 말"이라며 "이제는 현장을 떠나지만, 말이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믿음만큼은 끝까지 품고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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