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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수감된 美 포크스턴 시설, "비인간적 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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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감사에서 열악한 환경 적발
수감자 건강·안전 훼손 행위 지적
2024년 인도인 수감자 사망하기도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 중 대부분이 수감된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사진은 2021년 11월 16일 촬영된 내부 모습이다. 연합뉴스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 중 대부분이 수감된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사진은 2021년 11월 16일 촬영된 내부 모습이다. 연합뉴스

미국 이민 당국이 우리 국민 300여 명을 구금한 시설이 미국 정부 감사에서 열악한 위생 환경 등을 지적받은 것은 물론 인권단체들로부터도 지탄받았던 곳임이 드러났다. 구금 기간이 길어진다면 비인간적 여건 탓에 건강 악화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체포한 우리 국민 대부분은 포크스턴 시설에 있다. 사설업체인 GEO 그룹이 소유, 관리하며 약 1천1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ICE가 체포한 외국인의 체류 신분과 혐의 등을 조사하고 추방 등 최종 처리를 결정할 때까지 가둬두는 곳으로 공식 명칭은 '행정처리센터(Processing Center)'다.

문제는 이곳이 미 국토안보부(DHS) 감사실의 불시 검사에서 열악한 환경을 지적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2021년 11월 16∼18일 진행된 불시 검사에서 "수감자의 건강, 안전과 권리를 훼손하는 위반 행위"가 발각됐다.

감사실은 "찢어진 매트리스, 누수, 고인 물, 곰팡이, 낡은 샤워 시설, 환기 시스템에 곰팡이와 잔해, 만연한 벌레, 뜨거운 물이 부족한 샤워, 작동하지 않는 변기, 주방 냉동고의 고장 난 온도계, 따뜻한 식사의 부재" 등을 지적하면서 "시설의 의료 직원은 수감자를 위한 특수 진료나 충분한 정신건강 치료를 적시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4년 보고서에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져 관련 문제는 현재진행형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서도 "막힌 변기, 곰팡이, 벗겨진 페인트 등 비위생적인 화장실이 발견됐다"며 "구금된 사람들에게 부적절하게 수갑을 채워뒀고 휴게시설 이용도 제한했다"고 적혔다. 실제 지난해 4월에는 불법 입국하려다 체포된 인도 국적자 자스팔 싱이 수감됐다 가슴 통증을 호소했지만 치료가 늦어져 사망하면서 의료 대응 적시 제공을 따져 묻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지난 1월 실시된 최근 조사에서는 이 시설의 규정 준수가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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