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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28조 통화 스와프 얻은 아르헨…한국은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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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미 재무장관 접견
이재명 대통령, 미 재무장관 접견

세계 각 국이 미국과의 통상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아르헨티나와의 관세·통화 스와프 협상을 보면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잘 드러나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뉴욕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대화를 가졌다"며 "우리는 아르헨티나와 국민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이 '반(反)좌파·친시장' 노선을 선언하며 중국과 거리를 두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화답했다. 정치적 지지에 더해 경제적 지원을 패키지로 얹어 밀레이를 전략적 파트너로 삼으려는 계산이다.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요구한 통화 스와프를 대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미국에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요청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한 반면 아르헨티나에 대해 미국은 적극적이다. 아르헨티나는 미국으로부터 200억 달러(28조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제안을 받았다.

또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100여 품목에 대해 상호 무관세 협정을 체결했으며, 50~60개 품목에 대해 관세율 0% 적용을 목표로 추가 협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은 아르헨티나에 10% 관세율을 예고했으나, 아르헨티나는 더 낮은 관세를 요구하고 있어 한국과 대조적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 경제난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기 위해 200억 달러 규모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지지를 조건부로 약속했다. 조건은 밀레이 대통령이 중국과 맺은 통화 스와프 협정을 해지할 경우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와의 관계가 단순 경제협력을 넘어 반중을 매개로 한 국제질서 개편이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에 결론을 못내면서 지난 7월 이후 9월 현재 4조 5천억원의 관세를 미국에 더 얹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일본은 미국과 합의를 타결해 관세를 15%로 낮췄고, 유럽도 무역합의에 공동 서명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대하는 미국의 차이가 '트럼프식 협상'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진단한다.

김정태 경북대 교수는 "아르헨티나는 중국과 결별하며 미국의 안보 질서에 편승해 경제적 혜택까지 챙겼지만, 한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 충족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여 통화 스와프 같은 핵심 지원에서 배제됐다"면서 "한국이 미국과 관세·투자·환율 협상에 나설 때 미국과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는 아르헨티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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