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다. 가을이 짙어지는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의 야구도 계속된다. 삼성이 2025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마운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가운데 타선이 힘을 보탠 결과다.
◆승리 발판 놓은 선발투수들

'폰와류문'. 정규 시즌 2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있는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진을 이르는 말이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리그에서 손꼽힌다. 이들 덕분에 시즌 막바지까지 선두 다툼을 하는 등 선전할 수 있었다.
삼성의 선발투수진도 수준급.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 헤르손 가라비토, 최원태로 구성됐다. 이들은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고 꾸준히 던졌다. 그 덕분에 정규 시즌 4위에 오를 수 있었다. 선발들이 잘 버텨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도 부담을 덜었다.

선발 야구의 힘. 삼성의 선발진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SSG 랜더스 선발진을 압도했다. 삼성 선발투수 넷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 각각 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1차전 선발 최원태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 가라비토는 6이닝 3실점(2자책점). 3차전에선 원태인이 6⅔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4차전에 나선 에이스 후라도는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플레이오프 진출 선봉에 섰다.

플레이오프 4경기 선발 평균자책점은 1.05. 철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즌 내내 삼성은 불펜이 불안해 고생했다. 하지만 선발들이 모두 자기 역할을 잘 해줘 약점을 상쇄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선발들이 길게 던져 불펜을 잘 운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뒷문 지킨 영건들과 베테랑

"팀도 살리고 저도 살렸습니다." 14일 대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삼성이 5대2로 승리,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후 박진만 감독이 한 얘기다. 젊은 불펜 2명의 활약을 칭찬하며 이렇게 말했다. 새내기 배찬승, 3년 차 신예 이호성이 그들.
대구고 출신 배찬승은 왼손 강속구 투수.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이 1라운드에 지명한 기대주다.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뿌리는 게 매력. 이호성도 1라운드 지명자. 2023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구위가 좋아 시즌 중 불펜이 흔들릴 때 마무리로 뛰기도 했다.

14일 이들의 진가가 드러났다. 8회초 삼성이 2실점, 2대2 동점이 됐다. 이어진 무사 3루 위기. 신인 배찬승이 나섰다. 상대는 SSG 2~4번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정에게 사구를 내줬으나 한유섬을 삼진으로 막아내며 포효했다.
그래도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2사 1, 3루 상황. 배찬승이 홈 팬들의 박수 속에 덕아웃으로 향했다. 이호성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상대는 이번 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고명준. 후배 배찬승처럼 씩씩하게 던졌고, 상대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마무리는 베테랑의 몫. 8회말 3득점한 삼성은 9회초 김재윤이 등판, 3자 범퇴로 깔끔히 승리를 지켰다. 김재윤은 정규 시즌 4승 7패 3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4.99로 고전했다. 하지만 '가을 야구'에선 완전히 달라졌다. 묵직한 구위를 회복했고, 이번 시리즈 4경기에서 실점 없이 3세이브를 챙겼다.
◆잘 달리고 한방 날리는 타선

작지만 아주 빠르다. 김지찬과 김성윤은 닮았다. 여기다 김지찬은 흐름을 읽고 허점을 노리는 눈이 뛰어나다. 김성윤은 힘이 좋다. 삼성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하기엔 안성맞춤. 하지만 빠른 발도 출루해야 강점이 된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둘은 부진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승부의 분수령인 3차전에서 박진만 감독은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1번 타자로 김지찬을 내 2번 타자인 김성윤과 짝을 맞췄다. '기동력을 살리려고 했다'는 게 박 감독의 설명. 작전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상대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무너졌다.

0대0으로 맞선 3회말 2사 1, 3루 상황. 김성윤의 타구가 2루수 앞으로 느리게 굴렀다.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한데 2루수의 악송구가 이어졌다. 이를 틈타 1루 주자였던 김지찬은 순식간에 홈까지 파고들었다. 승부가 기울었다.
4번 타자 르윈 디아즈는 올 시즌 타자 중 가장 빛났다. 홈런(50개)과 타점(158점), 장타율(0.644)은 1위. 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타점 기록,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리그 최초로 '50홈런-150타점' 고지도 밟았다. 144경기 모두 출장한 것도 돋보인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데도 앞장섰다. 4차전 2대2로 맞선 8회말 2사 1루 상황. SSG 핵심 불펜 이로운을 상대로 우월 결승 2점포를 터뜨렸다. 디아즈는 "맞자마자 넘어갈 걸로 확신했다. 선수 생활 최고의 홈런이었다. 피가 다 끓어오를 정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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