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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공공성? EBS 장애인 교육방송 92%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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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 참석해 국정과제 123개를 발표했다. KBS
지난 8월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 참석해 국정과제 123개를 발표했다. KBS

정부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미디어교육·장애인 방송 제작 등 핵심 공익사업 예산을 최대 85%까지 대폭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인해 장애인 방송 제작, 청소년 미디어교육, 허위정보 대응 등 주요 사업이 대거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애학생 대상 EBS 교육방송 보급 편수는 올해 4천1백 편에서 내년 333편으로 91.8% 줄어들어 장애학생 학습권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실시간 장애인 방송 제작 지원 예산도 75% 감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시청자미디어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민 미디어교육 예산은 올해 49억5천만 원에서 11억8천만 원으로 76.1% 삭감됐다. 이에 따라 교육 참여 인원은 55만 명에서 13만 명으로 줄고 청소년 대상 교육은 253개교에서 36개교로 86% 축소된다.

취약계층 대상 교육기관도 118곳에서 12곳으로 90% 가까이 줄어들어 유아·노인·장애인 등 생애주기별 교육이 사실상 중단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세대·계층 간 미디어 리터러시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애인 방송 제작 지원 예산은 올해 77억6천만 원에서 내년 31억8천만 원으로 59% 줄었다. KBS와 MBC 등 주요 지상파의 장애인 콘텐츠 제작 지원도 최대 70%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허위정보 대응 관련 예산도 크게 줄었다. 정부가 AI 기반 조작 콘텐츠와 허위정보 대응을 위한 교육·콘텐츠 제작 등에 사용돼 왔던 예산은 올해 27억4천만 원에서 내년 4억 원으로 85.3% 삭감된다. 이에 보이스피싱·딥페이크 등 디지털 범죄 피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예산 삭감한 시청자미디어재단의 2026년도 주요 사업 현황. 최수진 의원
이재명 정부가 예산 삭감한 시청자미디어재단의 2026년도 주요 사업 현황. 최수진 의원

시청자 권익 보호 및 방송참여 관련 예산도 줄었다. 시청자권익정보센터 운영 예산은 50.1% 줄면서 전담 인력은 5명에서 3명으로 축소, 관련 콘텐츠 제작도 60% 감소할 예정이다. 시청자 방송참여 활성화 예산은 29.9% 감액됐다. 경북 시청자미디어센터 구축 관련 국비 예산 50억 원은 전액 미반영돼 신규 건물의 방송제작 스튜디오·장비대여실 등 시설 설치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최수진 의원은 "정부의 이번 예산 삭감은 노년층·장애인·취약계층 등 미디어 환경에 취약한 계층의 정보 접근권과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를 심화시켜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조치"라며 "이는 정부가 스스로 설정한 국정과제 제7번 '미디어 공공성 회복과 미디어 주권 향상'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는 예산 복원과 제도적 지원을 통해 국민 기본권 보장과 미디어 공공성 회복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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