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전국 16개 국립대병원(본원·분원 포함)이 채용한 계약직 의사 수가 1천500명이 넘는 가운데 경북대병원이 계약직 의사를 가장 많이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병원에 따라서 '촉탁의, 진료 교수, 진료전문의' 등의 호칭으로도 불리는 계약직 의사는 순수하게 환자 진료만을 목적으로 고용되는 만큼 연구실적도 필요 없고, 의대생들을 교육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국립대병원의 교육과 연구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함께 제기되고 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경북대, 경북대병원, 경북대치과병원 등에 대해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국립대병원이 최근 5년간 채용한 계약직 의사 수는 1천548명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302명 ▷2022년 288명 ▷2023년 304명 ▷2024년 364명으로 2022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며, 올해도 8월까지 290명이 채용됐다. 채용된 이들 중 병원에 남아있는 의사 수는 512명이다.
전국 국립대병원 중 최근 5년간 계약직 의사 채용을 가장 많이 한 곳은 348명을 채용한 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 포함)이었다.
경북대병원은 올해 8월 현재 105명의 계약직 의사가 재직 중이다. 이들에게 지출된 인건비는 올해 상반기 기준 1인당 1억2천여만원, 총 79억5천300만원이다. 정규직 교수에게 지출된 인건비는 올해 상반기 기준 321억4천800만원이지만 교수 한 명에게 평균 9천900만원이 지급된 것과 비교해보면 계약직 의사의 1인당 인건비가 더 높게 지출되고 있었다.
계약직 의사 채용이 늘어난 이유로 경북대병원은 정규직에 대한 인건비 총액 제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대병원들은 현행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인건비 총액을 기획재정부가 정하는 상한선 이내로 책정하고 있으나, 이들 계약직 의사들은 제외 대상이기 때문이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국감장에서 김 의원의 질의에 대해 "교수들의 처우 개선이나 교수를 보조해 줄 간호사에게 들여야 하는 비용 등에 대해서는 제한이 있다"며 "계약직 의사인 진료교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에 업무강도는 낮고, 교육연구는 배제돼 있는 반면 임상교수, 겸임교수는 업무강도는 높지만 연봉은 낮다보니 이 차이 때문에 진료교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교수들의 과중한 업무로 인한 탈진(번아웃)과 이 때문에 병원을 떠나는 교수들이 늘어난 것도 계약직 의사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같은 자리에서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공의 충원율이 의정갈등 이전에는 85.6%였다가 지금은 60%대로 떨어져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교수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번아웃이 오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병원장은 이에 대해 "전공의들의 처우개선과 교육방법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고 전공의를 다양한 의료사고 소송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안도 배상책임보험 가입만큼 중요하다"며 "의대 증원과 별개로 정규직 교수 정원 증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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