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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와 울산HD 경기서 나온 '패널티킥 번복'…누가 봐도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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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주심, 핸드볼 파울인데도 설명 없이 취소…대구 팬들 분노 폭발
지난해보다 2.8배 급증한 오심…솜방망이 처벌 등으로 판정 불신 커져

K리그1에서 오심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오심 논란은 판정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오심을 잡아내기 위해 도입된 비디오 판독시스템(VAR)조차 선수들과 팬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VAR에서 오심을 놓치거나, 그 판정 기준에 의구심을 자아내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기 떄문이다.

◆누가 봐도 의아했던 '패널티킥 번복'

울산 수비수 정승현의 오른팔에 공이 맞는 문제의 장면. 쿠팡플레이 중개화면 캡처
울산 수비수 정승현의 오른팔에 공이 맞는 문제의 장면. 쿠팡플레이 중개화면 캡처

지난 26일 대구FC와 울산HD와의 경기에서 발생한 '오심 논란'으로 대구 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대구는 전반 45분 김주공의 골로 1대 0으로 이기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울산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1대 1로 비겼다.

문제의 장면은 후반 19분에 나왔다. 대구의 공격수 세징야가 울산 패널티 박스 안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공이 울산 수비수 정승현의 오른팔에 맞았다.

김종혁 주심은 곧바로 휘슬을 불어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가 비디오판독(VAR) 온필드 리뷰를 거쳐 이를 번복했다. 김 주심은 "온필드 리뷰 결과 울산 15번 선수(정승현)의 핸드볼 위반이 아니므로 패널티킥을 취소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왜 취소가 됐는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었다. 누가 봐도 석연치 않은 판정이었다.

만약 패널티킥이 원래대로 허용됐다면 대구가 2대 0으로 앞서나가고 그 만큼 해당 경기를 이길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았다. 탈꼴찌 경쟁에 사활을 건 대구로서는 한 경기 한 경기 승패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해당 장면이 억울할 수 밖에 없다.

공교롭게 김 주심은 2023년 9월 1일 대구와 강원FC와의 경기에서도 너무 불공평한 판정으로 일관하며 당시 대구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은 인물이다.

경기 직후 김병수 대구 감독 또한 해당 판정을 염두에 둔 것처럼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패배"라고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 대구 팬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일부에서는 '기업구단에 유리한 판정을 한다'는 등의 음모론까지 거론하며 해당 판정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대구는 최근 2차례의 무승부를 거치는 동안 해당 2경기에서 3차례의 페널티킥 VAR 취소를 당한 상황이다. 앞서 대구는 직전 경기인 강원FC와의 홈 경기에서도 2번이나 VAR을 통해 페널티킥이 취소되는 사태를 겪었다.

대구 구단은 팬들의 불만을 고려해 울산전 다음날인 27일 대한축구협회에 판정 반복에 대한 사유를 요청히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오심, 지난해보다 2.8배 ↑

K리그에서 오심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 시즌 들어 유독 많아진 느낌이다. 이는 데이터에서도 드러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이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K리그1 34건, K리그2 45건 등 모두 79건의 오심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28건(K리그1 8건·K리그2 20건)과 비교해 무려 2.8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K리그1은 4.25배, K리그2는 2.25배 오심이 각각 늘었다. 이전 시즌들과 비교해도 2023년 모두 30건(K리그1 13건·K리그2 17건), 2022년 22건(K리그1 10건·K리그2 12건) 등 올 시즌 유독 오심이 많이 발생했다.

지난 3일 제주SK와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제주 패널티 박스 내에서 수비수에 발을 밟히는 전북 전진우(가운데).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
지난 3일 제주SK와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제주 패널티 박스 내에서 수비수에 발을 밟히는 전북 전진우(가운데).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3일 치러진 제주 SK와 전북 현대의 경기 때 오심이었다. 당시 패널티 박스 안에서 걸려 넘어진 페널티킥 상황을 두고 주심은 물론 비디오 판독 심판들까지 모두 '노 페널티킥'으로 판정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주심과 비디오 판독 심판들의 판정이 모두 오심이었다고 인정했다.

당시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경기 직후 SNS에 해당 판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가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오심 판정을 내린 심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79건의 오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8명의 심판은 단 1경기 배정정지 처분에 그쳤다.

오심에 대한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문진희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 서기도 했다.

2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승수 의원은 "축구 팬들의 들끓는 여론을 보라. 오심을 하고,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는데도 1경기 배제가 절반 가까이다. 이러니 개선이 안 된다. 제대로 판정하지 못하는 심판들, 반복하는 심판들을 강등하거나 배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짚었다.

이어 "한술 더 뜨는 건 해설위원이 모인 (메신저) 단체 방에 K리그 중계사 제작팀 PD가 '심판 판정에 대한 중계 코멘트를 자제해주길 바란다'며 입을 막았다. 이런 갑질이 어디 있나. 이런 이야기가 안 나오게 판정을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문 위원장은 "K리그 팬, 국민께 죄송스럽다. (향후) 동계훈련을 하고 나면, 내년 정도에는 K리그 오심이 확연히 줄 거라고 확신한다.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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