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으로 의료대란이 벌어졌던 지난해에도 지방 환자들의 서울 병원 원정은 줄어들지 않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시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은 서울 밖 타지역 환자였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4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은 모두 1천503만여 명으로, 이중 623만5천 명(41.5%)가량이 타지역 환자였다.
타지 환자들이 서울 의료기관에서 쓴 진료비는 10조8천55억원에 달한다.
서울 의료기관의 타지 환자 유입 비율은 2014년 36.3%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2년 이후엔 줄곧 40%대를 웃돌고 있다.
대구의 경우 진료비로 계산한 관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91.4%로 전국에서 제일 높았고, 타 지역 환자 유입 비율은 30.8%로 서울, 세종, 대전, 광주 다음으로 높았다.
경북은 관내 의료기관 이용률 65%, 타 지역 환자 유입 비율 22%로 타 시도와 비교했을 때 높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서 전공의 의존도가 큰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의료 공백이 발생했음에도 환자들의 서울 쏠림은 계속된 셈이다.
서울행 원정진료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의료기관과 인력의 서울 편중이 쉽게 완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서울시민의 비율은 18.2%(작년 말 주민등록 인구 기준)지만, 전체 의료기관과 의사 수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보다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병·의원과 약국, 보건소 등을 포함한 전체 요양기관은 10만3천803곳으로, 이 가운데 2만4천887곳(24.1%)이 서울에 있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은 전체 47곳 중 14곳(29.8%)이 서울에 있다.
또 전체 의사 10만9천274명(치과의사·한의사 제외)의 28.1%인 3만689명, 전체 간호사 28만2천712명의 23.1%인 6만5천393명이 서울에서 근무 중이었다.
지역 의료계 인사는 "의료자원이 서울에 몰리면서 환자들까지 서울로 몰리고 있다"며 "지역의 의료역량이 충분함에도 서울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대구와 같은 대도시 지역의료도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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