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정치를 요약하는 키워드는 '당-국가 체제'다. 당이 입법, 행정, 사법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영도하는 권력 구조라는 말이다. ○국 정치엔 삼권분립이란 개념이 없고 모든 국가기관은 당의 의지를 구현하는 손발에 불과하다.
먼저 입법부 기능은 유명무실하다. 입법부는 국민 대표를 모아둔 국가기관이 있지만 ○○당의 당론을 법적 절차로 포장해 주는 기관에 불과하다.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인 토론은 실종되고 야당의 반대 의견은 거대 의석을 앞세운 일방적 표결로 무시된다. 이해관계자는 국가기관이 아닌 ○○당 당론에 주목한다.
행정부 또한 독자적인 기능이 없고 ○○당 하청에 불과하다. 주요 국가직을 ○○당 수뇌부가 겸직해서 관료 조직이 당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정부의 업무 방식은 '당정협의'가 아닌 '당정통보'에 가깝다. 예산안 편성이나 주요 국가 정책 입안 과정에서 관료는 단순 실무자 역할만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노골적인 개입이다. ○○당은 수사기관에 정치인 구속수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법원마저 사실상 발 아래 둔다. ○○당 수뇌부는 법원 수장이 자기 부하인 양 일상적으로 거취를 이야기한다.
○국에선 ○○당 우두머리에 대한 형사재판이 불가능하다. '당-국가 체제'에서 법원은 당의 영도를 받기 때문이다. 서열이 낮은 임명권력이 선출권력을 심판할 수 없다. 혹시나 법원이 독립된 사법권 행사라는 잘못된 판단을 할까 우두머리의 변호인들이 공무원이 돼 형사사법 절차 길목마다 버티고 있다. ○○당 우두머리의 공범들은 엄청난 반사이익을 누린다.
○국은 어느 나라고 ○○당은 무슨 당일까. 중국 같이 느껴지지만 요즘의 한국을 대입해도 큰 위화감이 없다. 중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한국에서 벌어져서다. 한국은 공산당이 입법, 행정, 사법을 장악하고 운영하는 중국식 '당-국가 체제'를 너무도 닮아 가고 있다.
3부요인을 거의 손에 넣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스타 정치인이 보여준 태도만 봐도 이해가 가긴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을 침략한 마오쩌둥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문화대혁명을 미화해 온 리영희를 존경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라 부르고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중국몽에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이러한 태도는 단순한 친중 외교노선이 아니라 역사적 관성에 가깝다. 대한민국 건국 전까지 한반도는 중국 영향력 아래에서 중국을 닮으라는 강요를 받으며 살아왔다. 치욕과 굴종, 굶주림의 역사였다.
대한민국은 달랐다. 대한민국 설계도 두 축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였다. 그 결과 '작은 중국'에 살던 선조가 감히 상상도 못한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문제는 여전히 작은 중국을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작은 중국의 미래는 홍콩이 너무 잘 보여줬다. 홍콩이 작은 중국으로 바뀐 뒤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홍콩인 약 3분의 1은 국외 이주를 희망했다. 한국의 지금은 어떤가. 얼마 전 중국을 모욕하는 사람을 형사처벌하자는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가.
조상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 / 법률사무소 상현 대표변호사
* 가스인라이팅(Gas Enlighting)은 매일신문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칼럼 공간입니다. '가스라이팅'은 1930년대 가스등을 사용하던 시절 파생된 용어입니다. 가스등을 조금씩 어둡게 해 누군가를 통제하는 걸 의미하는데요 '가스인라이팅'은 그 반대로 등불을 더 밝게 비춰주자는 뜻입니다.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자주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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