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오후〉
다른 공간 같은 맛을 따라가니 떨어진 거리만큼
손안에 든 서울,
딸이 보낸 쿠폰 한 장 이곳 카페 오후를 데리고 앉았다
멀리서도 함께하면 힘을 내는
목소리가 들리는
마치 약속처럼 네가 고른 메뉴 그대로 시켰어
싱그러운 과일 한 접시 따뜻한 커피 샌드위치 하나
마음이 가까워지는
두 시로 흐르자 물결처럼 차오르는 사람들
책 한 권쯤 쏟아낸 낱낱 이야기가 귓가는
야릇한 주파수로 수런거렸지
때로는 광화문 문고리 소리로
때로는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로
끝내 말은 사라지고 소리만 남는
창문은 단단히 닫혀 있는데
그 많은 말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시끄러움 속 홀로 앉아 네가 보낸 쿠폰처럼
따뜻한 사랑 하나, 오래 담는다
〈시작노트〉
너무 애쓴 네 상처였어. 마음의 엇각이 탈진한 수모였지. 세계는 얼마나 부조리한지! 피부 같은 언어의 표면과 이면, 웅크려 우는 웃음을 찾아 주고 싶었어. 곁에 있는 것처럼, 거울로 보는 것처럼, 넘어진 네 그림자를 일으켜 세우고 싶었어. 쌍둥이처럼 다른 공간 같은 것이었어. 우울을 열고 들어온 문으로 밀어내 너를 단단하게 한 그날, 애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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