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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 부리던 경북 골프장 라커 털이범 드디어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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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산경찰서 유력 용의자 검거해 여죄 수사 중
경산 경주 안동 영천 등 경북 전역 수십건 발생... 수법 교묘해 지고 골퍼 증가해 범인 물색 어려움

경산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경산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권 일대 골프장에서 금품을 훔쳐 온 범인이 검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골프장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으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피해자와 골프장으로선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었다.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해 보면 경산경찰서는 최근 관내 한 골프장 라커룸에서 현금을 훔친 혐의로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했다. 수사팀은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용의자 검거는 골프장의 신고로 이뤄졌다. 수차례나 골프장 라커룸에 있던 현금이 사라졌다는 피해자들의 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골프장 측은 자체 조사 결과 관내 다른 골프장은 물론 영천과 경주, 의성 등 경북의 대다수 지자체 소재 골프장에서도 같은 사건이 반복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매일신문 취재 결과 지난 1년간 경북 지역 골프장 도난 사건은 수십 건에 달했다. 또 드러나지 않은 사건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정식 조사가 있기 전까지 금품이 진짜로 도난당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도난 사건이 알려질 경우 이미지 실추 등 골프장이 겪을 피해 때문에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난품들은 주로 수십만원 대의 현금이고 명품 시계 및 고가 장신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는 골프가 부유한 사람만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 때문에 전문범들의 소행이 많았으나, 최근 골프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일반 골퍼들 사이에서도 범죄가 발생하는 일이 많아졌다. 실제로 경산의 한 골프장에서 도둑맞았다는 100만원권 수표가 경주에 있는 골프장에서 발견된 사례가 나왔다. 범인이 훔친 수표으로 다른 골프장에서 그린피를 계산하려다 덜미가 잡힌 것이다.

한 고급골프장의 라커룸(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사진. 매일신문DB
한 고급골프장의 라커룸(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사진. 매일신문DB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휴대폰을 보는 척하면서 셀프카메라로 후방 골퍼 라커 비밀번호를 은밀히 관찰한 뒤 나중에 자신의 라커처럼 태연히 문을 열고 금품을 훔쳐낸 사례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골프장에 관리 부실 등을 이유로 변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골프장 측으로서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국도에서 사고가 나면 모두 국가가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도둑질을 작정하고 들어오는 사람을 일일이 찾아내 막을 방법도 없고, 사건이 알려지면 골프장 이미지만 실추돼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골프장 도난 사건이 늘자 전국골프협회와 수사 당국은 주의 사항을 알려주면서 범죄 예방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라커 비밀번호 촬영을 막기 위해 주변 휴대폰 사용자를 주시하는 한편 목욕탕 키도 잘 챙겨야 한다"며 "골프카트 파우치백과 지갑은 자주 확인하는 등 스스로 범죄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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