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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시작, 빨간 속옷 입어라", 양양 '공무원 괴롭힘' 논란에…강훈식 "엄정 조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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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7급 공무원, 환경미화원 상대로 괴롭힘" 주장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3일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재판중지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3일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재판중지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강원 양양군의 공무원이 환경미화원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관계기관에 엄정 조치를 지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 실장은 이날 "행정안전부와 고용노동부, 경찰 등 관계부처는 협의해 해당 공무원에 대해 지방공무원법,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와 폭행, 협박, 강요 등 범죄행위에 대해 조사 및 수사를 신속히 착수해 엄정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강 실장은 또 "해당 공무원에 대한 지도·감독 책임이 있는 관리자 및 상급자의 관리·감독 실태 역시 철저히 감사하거나 조사해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은 "이런 행위가 사실이라면 공직자의 기본자세와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함은 물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1일 양양군의 7급 공무원 A씨가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괴롭힘과 엽기적인 지시를 일삼아 왔다는 MBC의 보도가 나왔다.

A씨는 이른바 계엄령 놀이를 하겠다며 환경미화원에게 이불을 뒤집어씌운 채 폭행했을 뿐만 아니라 계엄 시작이라는 구호와 함께 속옷을 포함한 물건을 빨간색만 쓰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운전직 공무원인 A씨는 새벽마다 청소차에 함께 타야 할 미화원들을 일부러 태우지 않고 출발해, 위험한 상황 속에서 뒤쫓아 달리게 한 사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할 수 없는 지시도 이어졌다. 환경미화원들은 A씨가 특정 색상 사용까지 강요했다고 말했다. 한 환경미화원은 "아침에 나가기 전에 속옷 검사도 했었다. 빨간 색깔 속옷이 아니면 그 자리에서 밟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체력단련 차원에서 그렇게 하자. 도와준 부분"이라며 차량 무단 출발은 미화원들의 체력을 길러주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빨간색 속옷 요구에 대해서는 소속감을 위한 것이라며 "우연히 지나가다 제가 빨간 속옷을 입었어요. 너는 무슨 색이야, 집에 빨간 속옷 있으면 같이 입고 출근할 수 있겠니(라고 말한 것)"라고 말했다.

또한 '계엄령 시작'이라는 표현은 장난이었고, 분위기를 맞추기 위한 게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군은 피해자에 대해 전문 심리 상담 연계, 휴가 및 업무조정 등 종합 지원을 시행하고,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를 위해 ▷전 직원 예방 교육 강화 △보복 우려 없는 비밀신고 시스템 구축 ▷익명 신고 보호장치 정비 ▷읍면·직속 기관 등 사각지대 실태조사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이와 관련해 이날 "관련 법령에 따라 사실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사건을 조직 전체 문제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또 "가해자와 피해자를 업무·공간적으로 분리하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가능성을 완전 차단했다"며 "가해자에 대해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인사·징계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어떤 심리적·업무적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전 과정에 걸쳐 보호 조치를 철저히 강화하겠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전수 조사와 조직문화 개선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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