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이순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그와 함께했던 동료들과 후배 연예인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tvN '꽃보다 할배'에서 고인과 함께 작업한 나영석 PD는 25일 오전 넷플릭스 예능 '케냐 간 세끼' 제작 발표회에서 "오전에 비보를 접하고 많이 놀랐다"며 "1년간 이순재 선생님 건강이 좋지 않아 뵙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너무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전 선생님이 여행과 사적인 자리에서 제일 많이 들려줬던 얘기는 '끝까지 무대 위에 있고 싶다'는 말씀이었다. 그 말씀은 꾸준하게 성실하게 일하는 것에 대해 많은 귀감이 됐다"며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실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말끝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꽃보다 할배'에서 함께 출연했던 원로배우 신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돌아가셨다고요?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라고 말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분이 계셔야 우리 문화예술계의 질서가 정립되고 설 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신구는 "지난해 8월 정도에 얼굴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 동료들과 같이 뵈러 가려 했는데, 당신께서 원치 않으셔서 가보지 못했다"며 "큰 별이 졌다"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배우 정보석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다. 연기도, 삶도, 그리고 배우로서의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다"며 고인을 기렸다. 이어 "제 인생의 참 스승이신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다"며 "많은 것을 이루심에 축하드리고 아직 못 하신 것을 두고 떠나심에 안타깝다. 부디 가시는 곳에서 더 평안하시고 더 즐거우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고 애틋한 심정을 밝혔다.
정보석은 고인과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사위 역할로 함께 출연했다.
모델 겸 배우 배정남은 자신의 SNS를 통해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할 수 있어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배정남은 KBS2 드라마 '개소리'에서 고인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배우 유연석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좋은 연기 보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의) 인생에 덕분에 즐거운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편히 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다. 유연석은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재학 시절, 고인의 제자였다.
배우 한지일은 함께 출연한 작품들을 언급하며 "KBS 드라마 '금남의 집', '형사 25시' 고정출연 당시 선생님은 가끔 방송국 로비나 분장실에서 만나면 '영화하다 드라마하니 기분이 어때? 함께 드라마를 해야 연기코치를 해줄 텐데' 하시며 관심과 애정을 베풀어주시던 고마운 큰형님이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특히 연극에 큰 애정이 많으셨던 대선배, 생활연극 시상식 때면 참석하셔서 후배들을 격려해주시고, 70~80명의 식사 장소에 함께하시며 전체 식사비를 계산하시는 것도 직접 목격했던 기억이 난다"며 "너무나도 인정 많고 후배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던 대선배 이순재 형님,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덧붙였다.
배우 정동환도 OSEN을 통해 "이순재 선생님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운동도 하시면서 활발하게 활동하셨다. 갑자기 쓰러지실 것 같은 생각은 안 드시는 분이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우리 인간이라는 것도 어쩔 수 없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과 일일 드라마를 같이한 적이 있는데, 늦은 저녁에 (촬영이) 끝나고 선생님이 책을 들고 계시기에 '어디 가시냐'고 물었더니 '학교에 가신다'고 하더라. 당시 강의 중이던 학교 학생들과 밤을 새우며 함께하시는 걸 보고 참 대단하신 분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삶이라는 건 어떤 것이라는 걸 일깨워주신 분"이라며 "모든 사람에게 최후의 일각까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가셨다. 최선을 다하셨으니 어디를 가시든지 편안하고 행복하게 쉬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월 열린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도 고인을 언급하며 "건강이 좋지 않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회복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가수 태연은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찍은 흑백 사진을 게재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해당 사진은 2019년 소녀시대 유리와 함께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공연을 관람한 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걸그룹 AOA 출신 배우 권민아도 SNS를 통해 "오래 전이지만 촬영장에서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귀엽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었다"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그때의 제가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어주셨다. 앞으로도 그 말씀들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고 남겼다.
고인을 애도하는 목소리는 생방송 중에도 흘러나왔다. 개그맨 김영철은 SBS 라디오 '김영철의 파워FM' 생방송 도중 "마치 친정 어르신이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방송된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 진행자인 가수 테이도 "선생님께서 본인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무대나 카메라 앞에 있겠다고 하셔서 100세 넘게 정정하게 활동하실 줄 알았다"며 "한평생 도전을 멈추지 않으셨던, 열정을 다하셨던 모습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25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령에도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대중과 호흡했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개소리'에 출연해 역대 최고령 연기대상 수상자가 되었으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무대에도 섰다. 그러나 건강 악화로 공연 일부가 취소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 엄수된다.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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