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가 팽창하고 있지만 제조업 기반은 약화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 결과 한국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기업의 절반 가량이 소비재·유통(46.1%)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테크 기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대구의 '줌랩'은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디자인부터 전산해석, 전장·제어 설계, 금형을 아우르는 제품 개발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시제품 분야 기술전문기업 인증을 획득하며 위탁 생산을 통해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만든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 '큐디아'(CURDIA)를 출시하며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기업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본사를 둔 줌랩은 클린룸을 포함한 연구개발 시설을 갖추고 있다. 1인 기업에서 시작해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설비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정진욱 줌랩 대표는 "제품 기획과 설계, 시제품 제작, 양산 지원 등을 원스톱으로 수행하는 개발 전문기업"이라며 "창업 후 9년간 430건 이상의 제품을 개발 완료했다. 의료기기는 물론 산업 장비, 로봇, 전기차 충전기, 스포츠·레저까지 다양한 분야을 다룬다"고 했다.
회사는 2016년 창업 당시 스타트업 붐이 일어나 많은 과제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축적했다. 정 대표는 중국의 저가공세로 하드웨어 기업이 경쟁력을 잃는 상황에 국내 제조 기반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협업을 했던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 이동이 가속화 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제조 기반이 무너지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한국에 남은 개발 수요는 고부가가치 정밀 산업에 집중돼 있다. 또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지원 사업도 소프트웨어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도 기회는 있다고 보고 지속저으로 하드웨어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헬스케어·로봇이 신성장 동력
줌랩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올해 자체 브랜드 큐디아를 론칭했다.
정 대표는 "기존 사업만으로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 아이템을 선정했다. 상대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적고 고령화 추세에 맞는 시장이 유망하다고 보고 웨어러블 분야를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력 제품은 T1 손목보호대다. 온열과 저주파마사지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의 성능과 품질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또 신축성이 좋은 네오플렌 소재를 적용한 손목·무릎·슬개건 보호대의 경우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러닝 열풍에 맞물려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경미한 통증을 관리하는 보호대를 중심으로 라인을 확대할 것"이라며 "사용자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소재, 디자인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유명인들이 먼저 찾아서 우리 제품을 쓰면서 인지도가 올라가는 추세"라고 했다.
더 나아가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웨어러블 로봇 '큐디아 아스카'을 개발 중이다. 대구테크노파크와 한국기계연구원, 영남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산업통상자원부 공모 사업에 선정된 것. 초경량화 설계를 통해 일상 속에서도 부담 없이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정 대표는 "기존 근력 보조 장치의 경우 무겁고 부피가 큰 탓에 일상 생활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개발 중이 제품의 경우 헐렁한 바지 안에 착용하면 티가 나지 않는다. 타인의 시선에 민감한 이용자들에게 적합하다"면서 "현재 프로토타입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4년 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정진욱 대표는 "단기적으로 큐디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보조기기와 재화·트레이닝 기기로 영역을 넓혀 고령화 사회에 맞는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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