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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 곤란' 중수로 방사성폐기물, 1조원 자원으로 첫 사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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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세계 최초로 '탄소-14 자원화 실증기술'을 ㈜선광티앤에스에 기술 이전
원전 폐기물 재활용 기술로 중저준위폐기물 100분의 1 저감·고가 동위원소 회수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탄소-14 함유 중수로 폐수지 업사이클링 기술개념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탄소-14 함유 중수로 폐수지 업사이클링 기술개념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경북 월성원전 같은 중수로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로부터 고가의 동위원소인 탄소(C)-14를 회수해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국산기술이 기업으로 이전돼 사업화 절차를 밟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은 최근 '중수로 폐수지 내 탄소-14 탈착 및 회수 공정기술'과 관련한 특허 4건, 노하우 1건을 ㈜선광티앤에스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중수로 원자로는 경북 월성원전(1~4호기, 1호기는 2019년 영구정지됨)의 가압중수로(PHWR)이다. 이 원자로는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쓰고 핵반응을 줄이거나 열을 식히는 재료로 중수(D₂O)를 사용한다. 중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지에는 탄소-14를 포함해 여러 가지 방사성 핵종이 있어 중준위 방사성폐기물로 처리해 왔다.

문제는 방사성 농도가 높아 경주 방폐장에도 반입이 어렵고, 화학적 불안정성으로 장기 보관도 용이하지 않다. 이 때문에 월성원전 내 저장탱크에 약 400톤(t)을 장기간 보관해 왔다.

이에 원자력연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박환서 박사 연구팀은 폐수지에 산이나 화학물질 투입없이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C-14를 짧은 시간에 탈착해 고농도로 회수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고, 이 기술을 이번에 ㈜선광티앤에스에 이전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 월성원전 내 보관 중인 폐수지를 처리해 탄소-14를 99% 분리·저감·회수하는 세계 최초, 최대 용량의 중수로 폐수지 처리 상용규모(100kg/batch) 실증에 성공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개발을 통해 중준위의 폐기물의 방사능 농도를 약 100분의 1 이하로 줄여 저준위화하고, 고가의 동위원소인 C-14는 약 100배 이상의 고농도로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회수된 C-14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의약·생명과학분야의 '표지 추적' 시약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연구원이 추산하는 기술 가치는 약 1조원에 이른다.

관련 특허 4건이 국내에 등록됐으며, 최근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특허출원과 등록을 완료하는 등 기술적 우수성이 입증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상용규모 중수로 폐수지 처리공정 실증 파일럿.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상용규모 중수로 폐수지 처리공정 실증 파일럿.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선광티앤에스는 방사성 관리 및 폐기물 처리 사업에 특화된 기업으로, 2015년부터 원자력연과 공동으로 중수로 폐수지 처리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해 왔다.

선광티앤에스 노광준 대표는 "중수로 폐수지 처리기술에 대한 국내사업화를 성공시키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연 백민훈 후행원자력원구소장은 "방사성 폐기물이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국가의 중장기적 투자로 개발된 원천기술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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