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 상희학교 강민서 교사가 청각장애와 한쪽 눈 시야 손상이라는 이중의 장애를 안고도 최근 '중등 수업전문가(수업연구교사)' 인증을 받았다.
장애를 딛고 교사가 됐고 교사가 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수업을 연구하며 교실의 가능성을 넓혀왔다. 그의 교단 위 18년은 극복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담기 어려운 시간의 축적이다.
◆한쪽 눈과 청력을 잃고서도 교실을 꿈꿔
강 교사의 장애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는 태어날 당시 분만 과정에서 눈을 다쳐 한쪽 눈 시야를 잃었다. 여기에 생후 1년 무렵 심한 폐렴을 앓으면서 청신경마비까지 겹쳤고, 결국 청각장애를 함께 갖게 됐다.
시각과 청각의 중복 장애는 일상에서도 적지 않은 제약으로 이어졌다. 강 교사는 평소 구어와 수어를 함께 사용해 소통한다. 소리가 들리지 않아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며 말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고, 말이 빠르면 대화를 놓치기 일쑤다. 수어를 모르는 상대와의 소통은 더 어렵다. 다만 최근에는 필담이나 전자기기 등 IT기기의 도움으로 대화의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강 교사의 진로는 일찌감치 교사로 향해 있었다. 자신의 장애를 이유로 아이들의 곁을 떠나기보다는 오히려 같은 어려움을 지닌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다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장애인이란 제약 탓에 일반 교사에 대한 도전은 쉽지 않았고 그는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특수교육과를 선택했다.
강 교사는 "저 역시 장애가 있는 만큼 발달장애 아동을 더 깊이 이해하고 연구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교사가 된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했다.
이후 교단에 선 뒤에도 그는 늘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했다. 머리로는 충분히 알고 있어도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장애가 걸림돌이 되곤 했다. 그만큼 수업 준비는 더 촘촘해졌고, 연구와 공부에 쏟는 시간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지금도 그는 "아직 공부 중"이라고 말한다.
◆'수업전문가'로 증명한 교실의 힘
강 교사는 지난해부터 특수학교인 상희학교로 전보돼 특수 미술을 맡고 있다. 교사 18년 차에 접어든 그는 10년 넘게 마음에 품어왔던 '수업전문가' 인증에 마침내 도전했다. 단순한 경력 인증이 아니라 스스로 교실의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지에서였다.
도전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청각장애와 시각장애를 동시에 안고 수업을 설계하고 공개수업을 진행하며 심사와 컨설팅을 거치는 모든 과정이 혼자만의 싸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길을 혼자 가지 않았다.
수어·문자통역사와 실무사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특히 문자통역사는 강 교사가 세 차례 진행한 공개수업을 모두 함께하며 현장을 지켜봤고, 심사수업 이후 컨설팅 과정에서는 강 교사의 수업을 컨설턴트 위원들에게 상세히 설명하며 소통을 도왔다.
경북교육청도 일반 교사와 동일한 기준으로 심사를 받는 강 교사를 위해 문자통역 등을 지원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수업을 하나씩 점검하며 준비를 이어갔다.
이번 인증에서 그가 집중한 교과는 '국어'였다. 특수미술 전공이지만 발달장애 학생들이 국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컸다. 17년간 쌓아온 미술 수업 경험에 국어 학습을 접목해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과정을 교과서 중심으로 다시 설계했다.
AI를 활용한 수업도 자연스럽게 녹였다. 2021년부터 디지털 교육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 온 그는 시의 장면을 AI로 구현하거나 시화와 음악을 함께 감상하는 활동으로 수업의 문을 넓혔다. 이러한 노력은 2024년 제18회 디지털교육연구대회 전국 3등급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강 교사는 좋은 수업의 기준으로 즐거움을 꼽았다.
그는 "아무리 잘 짜인 수업이라도 아이들이 즐겁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아이들이 즐거워야 관심이 끝까지 이어진다"며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줬기 때문"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인증은 장애를 이겨냈다는 서사에 머물지 않는다. 끝없는 도전정신과 주변의 지지, 그리고 학교 현장의 배려가 맞물리며 교실의 가능성을 확장한 기록이다.
강 교사는 "경북교육청 관계자들의 응원과 수어·문자통역사, 반 담임선생님, 실무사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며 "이번 도전을 통해 제 부족함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더 분명히 보게 됐다.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배우는 교사로 교단에 서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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