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이 올해 '2026 경북형 초등돌봄·교육' 계획을 수립하고 본격 추진에 나섰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돌봄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보충 서비스가 아니라 모든 초등학생이 방과후 시간을 안전하고 유익하게 보내도록 하는 공교육 기반의 돌봄·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경북교육청은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배움을 뒷받침하는 수요자 맞춤형 돌봄·교육 프로그램을 '경북형 모델'로 정착시키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다.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시간 공백을 최소화하고 돌봄 품질을 높이며 지역사회 자원까지 연계하는 '구조 개편'에 가깝다. 경북교육청은 명칭을 '늘봄학교'에서 '초등돌봄·교육'으로 바꾸되 학교 내 공간과 인력 명칭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현장의 혼선을 줄이겠다고 정리했다.
◆초1·2 '매일 2시간 무상'… 돌봄을 '선택형 시간표'로 바꿔
이번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저학년 기본 지원이다. 경북교육청은 초1·2 학생을 대상으로 매일 2시간씩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상 지원한다. 맞벌이 여부와 관계없이 돌봄이 필요한 가정이라면 문턱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편적 기반을 두겠다는 의미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사교육이나 민간 돌봄에 의존하던 시간을 학교 중심으로 옮길 수 있고 학생 입장에서는 방과후가 대기 시간이 아니라 의미 있는 활동 시간이 되는 구조다.
운영 방식은 시간대별로 세분화됐다. 아침·오후·저녁·틈새·방학 중 돌봄을 '선택형 돌봄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가정의 근무 형태, 통학 여건, 방과후 일정에 맞춰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요약 자료에 제시된 운영 시간 구상도 이를 뒷받침한다. 오전 9시부터 정규수업을 거쳐 초1·2 맞춤형 프로그램(매일 2시간)과 선택형 돌봄을 이어 붙여 오후 8시까지 운영하는 틀을 제시했다.
특히 초3~6 대상 틈새 돌봄은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공백 구간을 겨냥한다. 정규수업이 끝난 뒤 방과후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또는 학원 이동이 애매한 시간대에 학생이 잠시 방치되는 문제가 생기기 쉬운데 교육청은 이 구간을 정책 대상으로 끌어올려 돌봄 사각지대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초3 학생에게는 희망 시 방과후 활동 1강좌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이는 돌봄을 보호에만 두지 않고,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낮추면서 학생의 배움 경험을 넓히려는 장치로 읽힌다.
◆만족도 90%대가 말해준 확대의 근거… 이제는 안전과 품질이 승부처
경북교육청이 2026년 계획을 본격 추진으로 못 박은 배경에는 기존 운영의 체감 지표가 있다. 2025학년도 2학기 늘봄학교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2025년 12월 1일 기준)에서 운영 만족도는 학생 92.4%, 학부모 90.5%로 집계됐다. 초1·2 맞춤형 프로그램 만족도 역시 학생 88.9%, 학부모 89.6%로 나타났고 지속 참여 희망도는 학생 88.8%, 학부모 91.5%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이번 사업 확대의 근거가 된다. 다만 정책이 커질수록 유지해야 할 기준도 까다로워진다. 참여 학생이 늘면 프로그램 편차, 강사 수급, 공간 여력, 귀가 안전 관리 같은 변수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교육청이 이번 계획에서 안전과 질 관리를 전면에 배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북교육청은 참여 학생 귀가 안전 관리 강화, 환경 개선 지원, 프로그램 강사 검증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학교가 돌봄의 거점이 되는 만큼 운영을 늘리되 안전을 더 촘촘히라는 방향이 분명해진 셈이다. 실제로 학부모들이 돌봄 정책에서 가장 민감하게 보는 지점도 아이를 맡겨도 괜찮은가라는 신뢰의 문제다. 귀가 동선 관리와 교실 환경, 강사 검증이 느슨해지면 만족도는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또 하나의 축은 학교-지역사회 연계다. 경북교육청은 지자체와 민간기관 협력으로 마을 돌봄과 학교 돌봄을 잇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특히 지역 특화 굿센스 공모 사업이 올해로 9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연계를 통해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해 왔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외연도 확장한다. 경북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연계 초등 돌봄·교육 프로그램 80종이 온라인 플랫폼(늘봄허브)을 통해 제공되고 있고, 지역 도서관과 연계한 '늘봄도서관' 공모 사업, 방학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학 연계 돌봄·교육 프로그램 공모 사업'도 지속 추진한다. 학교 안의 자원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대학·도서관 같은 외부 자원이 프로그램 품질을 끌어올리는 핵심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북교육청은 연계 체계를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정책 축으로 다루는 분위기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초등 돌봄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함께 지원하는 교육 정책"이라며 "맞춤형 프로그램 확대와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학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경북형 초등돌봄·교육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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