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로 농협의 방만 경영 실태가 드러난 가운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겸직 사임과 주요 임원 퇴진, 제도 개선과 구조 개혁을 골자로 한 대국민 사과와 쇄신안을 내놨다.
강 회장은 13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농업인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번 사안을 농협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과는 농식품부가 지난 8일 특별감사 중간 결과를 공개한 지 닷새 만이다.
농협은 우선 회장 권한 축소와 인적 쇄신에 나선다. 강 회장은 관례적으로 겸직해 온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전무이사), 지역 출신인 여영현 상호금융 대표이사, 김정식 농민신문사 사장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강 회장은 인사와 경영 전반을 사업전담대표이사에게 맡기고,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 권익 증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감사에서 지적된 예산 집행과 규정 미비에 대한 제도 개선도 약속했다. 해외 출장 시 하루 250달러로 정해진 숙박비 상한을 초과해 집행된 금액은 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전액 반환한다. 물가 수준과 현실을 반영해 관련 규정과 절차도 전면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한다. 개혁위는 중앙회장 선출 방식과 지배구조, 농축협 조합장과 임원 선거제도 등 그동안 반복적으로 제기된 구조적 과제를 중심으로 개선안을 마련한다. 법조계와 학계, 농업계, 시민사회 인사가 참여하며,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농협개혁추진단과도 긴밀히 협의한다.
이번 쇄신안은 농식품부 특별감사 중간 결과에서 드러난 방만 경영과 내부 통제 부실에 대한 후속 조치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비상근 명예직인 농협중앙회장이 연봉과 각종 수당으로 연 7억원 안팎을 수령하고, 외국 출장에서는 하루 200만원이 넘는 숙박비를 사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수백억원의 적자를 낸 계열사에서 성과급이 지급되고, 회장 재량으로 집행되는 직상금과 이사회 운영의 불투명성도 도마에 올랐다.
강 회장은 "감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선제적 혁신으로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며 "정부의 농정 대전환 정책에 적극 동참해 농산물 유통 개혁과 스마트농업 확산, 청년농업인 육성 등 핵심 과제를 농협 사업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돈 버는 농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농업인의 노력이 정당한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위법·부당 사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지배구조와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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