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개입과 미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다국적 기업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행정부가 외교, 안보 정책 수단으로 기업 참여를 사실상 강제하면서 기업 활동이나 경쟁에 제약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포함(砲艦) 자본주의'가 부활하면서 세계가 더 가난해지고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영국 동인도회사나 일본의 메이지유신 이후 미쓰비시 등이 민간기업이면서 자원 개발과 군수 산업 운영으로 국가 정책을 뒷받침했던 시대를 떠올리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자유화와 세계화 물결 속에 후퇴했던 정부의 산업 개입이 다시 돌아온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각 다국적 기업들의 활동 영역을 재설정하고 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고, 원유 산업 부활을 위해 자국 석유기업의 투자를 강권하고 있다. 레이시온 등 방산기업에는 무기 체계 개발과 납품 성과 확대를 경영자 보수와 연관시키고, 자사주 매입 자금을 생산 확충에 쓰도록 강요한다. 또한 엔비디아의 중국 반도체 수출을 정부에 수익(25%)을 환수하는 조건으로 허용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제한해 다국적 기업의 투자를 본국이나 우방국으로 재조정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 지급과 규제 완화, 전략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광산·반도체 등 자국 기업을 노골적으로 뒷받침해 시장 경쟁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의학 기술 연구를 제약하고 이민에 대한 적대적 행태를 보이는 점 역시 혁신 전망을 약화시키고 있다.
미국 민간 고용의 5분의 1 이상, 이익의 4분의 3을 창출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상품과 정보를 전세계로 이동시키는 방대한 인프라로 사업을 한다. 이 때문에 주주 이익이 늘고 소비자 가격은 낮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분업의 감소와 정부 개입이 노골화되면서 다국적기업의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매출 100억 달러 이상 서방 비금융 기업들의 세후 영업이익을 투하자본으로 나눈 값인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9개 산업 중 7개 산업에서 다국적 기업이 국내 기업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시장도 정부의 기업 경영 개입에 불만이 가득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석유 투자 강권에 석유기업 엑손 측이 "투자 불가능한 곳"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상승했다고 한다.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줄어드는 게 오히려 시장의 호재로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다국적 기업이 정치적 간섭에 따라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지정학적 다국적 기업' 시대가 도래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정의했다. 아울러 "정부는 기업 경영을 제약하는 지대(地代)를 만들고, 시장을 왜곡하며 국가를 가난하게 하고 시민들의 기업가 정신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죄수복 입은 '李가면'에 몽둥이 찜질…교회 '계엄전야제'에 與항의
홍준표, 당내 인사들에 "정치 쓰레기" 원색 비난
尹, 체포방해 혐의 1심서 징역 5년…"반성 없어 엄벌"[판결 요지] [영상]
장동혁, 한동훈 제명 보류…韓, 공개사과 가능성 낮을 듯
누구도 지켜주지 않았다…계부 '피임약' 성폭행에도 친모 "비위 맞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