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대립각이 무뎌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 사용 배제를 공언하고, 유럽 8개 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하면서다. 다만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의지를 꺾진 않았다. 일각에서 '전술적 일보 후퇴'로 해석하는 배경이다.
◆무력사용 배제, 관세 유예 공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특별연설을 통해 "미국 말고 어떤 나라도 그린란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우리는 위대한 강대국이며 2주 전 베네수엘라에서 그것이 파악됐을 것"이라고 했다.
70분가량 이어간 연설에서 그는 군사·안보적으로 그린란드가 미국에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거대한 무방비의 섬은 사실 북미 대륙의 일부로 우리의 영토"라며 "적들을 제어하기 위해 우리가 덴마크에 원하는 건 오직 '골든돔'(우주 공간 활용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 체계)을 건설할 이 땅"이라고 했다.
유럽과 대립의 각을 키우던 요소들도 제거했다.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는가 하면 영국, 독일 등 유럽 8개 국에 부과하려 했던 관세도 유예한다고 천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강제 병합 가능성을 우려해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이들 8개 국에 다음 달부터 10%, 6월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왜 자세를 바꿨나
무력 사용 배제, 관세 부과 유예 등 이번 특별연설에서 드러낸 유화적인 제스처는 본격적인 대화로 매듭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간 저돌적인 자세로 일관해 유럽과 대립각이 첨예해지며 국내외의 우려가 컸던 터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존립 위기에 빠질 경우 책임 부담 소지도 크다. 유럽에서도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려 했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이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의 또 다른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 주식시장이 어제 아이슬란드(그린란드를 잘못 지칭) 때문에 첫 하락세를 보였다"며 "아이슬란드(그린란드)는 이미 우리에게 많은 돈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정한 협상의 태도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그들에겐 선택권이 있다"며 "'예'라고 대답하면 우리는 깊이 감사할 것이고, '아니오'라고 답한다면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며 했다.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 '두고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감사하라", 독설 또 독설
유화적인 분위기에서도 그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미국을 존중하라면서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내용이었다. 첫 화살은 덴마크로 향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점령당해 자국과 그린란드를 방어할 수 없는 덴마크를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쟁 후 우리는 그린란드를 덴마크에 반환했다. 우리는 어리석었다"며 "덴마크는 은혜를 모른다"고 폄하했다.
그린란드 병합 의지가 지탄받을 만한 야욕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은 그린란드의 완전한 소유권을 원한다면서 우리가 (유럽에) 지난 수십 년간 해준 것에 비하면 아주 작은 요구"라고 했다.
캐다나에 대해서도 자존심을 뭉개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그린란드에) 캐나다를 방어할 수 있는 골든돔을 건설할 것이다. 캐나다도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캐나다가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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