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사태는 대국민 사기극 수준이다. 시장의 신뢰를 잃은 회사와 보고서는 퇴출돼야 한다. 엄민용 연구원이 2024년 초부터 키트루다SC의 로열티 5%를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로열티율 4~5%를 기정사실화했다. 공공연해진 내용을 알면서도 함구한 회사의 태도는 의도적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회사와 엄민용 연구원 말이 진리인 줄 알았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니 더 아프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선택한 개인에게 있다는데, 진짜 이게 맞나? 코스피 5000, 코스닥 1000 넘어가는 시대에 이 꼴이 나니 정신이 혼미해진다. 결국 개인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
최근 알테오젠 종목토론방에선 특정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회사의 석연치 않은 대응 태도를 지적하는 비판 글이 가득합니다.
지난 21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은 주가가 하루 만에 22% 급락하면서 바이오주는 물론 코스닥 전체가 요동쳤었는데요. 지난 26일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추진 기대감 속에 다시 바이오 섹터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는 중에도 그 원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발단은 미국 제약사 머크로부터 받을 로열티가 시장 예상(4~5%)의 절반 수준인 2%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인데요. 문제는 머크가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알테오젠에 순매출액의 2%를 로열티로 지급한다"고 명시했다는 점입니다.
두 달이 지난 21일에야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내용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73만원에서 57만원으로 급격히 하향 조정했고, 투자자들도 실상을 알게 됐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분노는 회사와 애널리스트 모두를 향해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로열티 조건은 비공개사항"이라며 계약 상대방인 머크가 이미 공개한 내용조차 확인해주지 않았고 '엄테오젠'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알테오젠 전도사 역할을 해온 엄민용 연구원이 뒤늦게 목표주가를 수정했기 때문입니다.
엄민용 연구원이 알테오젠을 사실상 발굴한 애널리스트로 평가받아왔던 만큼 이 어설픈 과정에 대해 투자자들은 의아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엄 연구원은 2023년 9월 현대차증권 소속일 때 '빅파마가 목숨 걸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높였고, 2024년 2월엔 '알테오젠, 머크가 목숨 걸었다!'라는 보고서로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세 배 가까이 높였습니다. 신한투자증권으로 적을 옮긴 뒤에도 마찬가집니다. 11월 목표주가를 무려 73만원으로 올렸는데요.
엄민용 연구원은 "키트루다SC 출시 불확실성이 해소돼 1조5000억원의 판매 마일스톤의 경우 6~7%, 판매 로열티의 경우 5% 정도 수령할 것으로 본다"며 "판매 로열티로 4~5% 가정하더라도 연간 로열티 매출액이 8000억원에서 1조원 정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엄 연구원의 강력한 전망 속에 타사 연구원들의 다양한 관측이 더해지면서 시장에선 최소 4%이상이 컨센서스로 자리잡았고, 이는 최근 알테오젠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력한 실망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장에서 이번 사태가 회사의 묵인과 동조, 특정 연구원의 강력한 부채질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한 개인투자자는 "엄민용 연구원이 로열티 5%라고 그렇게 강하게 강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그 역시 피해자인가 아니면 가해자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알테오젠의 대응과 엄민용 연구원의 보고서에 실망한 건 개인투자자들뿐만이 아닙니다.
대형 증권사 한 지점장은 "지점 랩에 알테오젠을 크게 담고 있었는데 최근 노이즈가 발생하면서 비중을 대대적으로 축소했다"면서 "바이오주는 신뢰가 생명인데, 회사의 대응 양태가 깔끔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알테오젠 커버 연구원 중 이른바 '네임드'인 엄민용 애널의 정보에 시장이 많이 신뢰했는데 이번 일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알테오젠에 대한 시장의 실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알테오젠과 함께 10%안팎으로 급락했던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디앤디파마텍 등 코스닥 바이오 종목들은 23~26일 2거래일간 새 20~30%대 반등하며 이전보다 강력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알테오젠은 9%남짓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입니다. 시장의 신뢰 회복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사실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애널리스트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투자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따라 투자해도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없었는데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애널리스트가 발표한 상장기업 분석 보고서 약 70만 건을 분석했더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2012년까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초과 수익률이 관찰됐지만 2013년 이후엔 오히려 마이너스 초과 수익률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과 약화된 정보력, 기업 눈치를 보는 전문성 등을 이유로 매수 편향이 심화되면서 투자 판단의 정보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투자의견 컨센서스가 '매수'인 종목의 비중은 2012년 이전 38%에서 2013년 이후 69%로 급증한 것인데요.
애널리스트의 정보력 약화도 지적됩니다. 기업 관련 정보의 취득과 생산에 따르는 법적 위험이 커지면서 애널리스트와 기업의 소통이 위축됐고, 이로 인해 고유 정보 확보 능력이 급격히 저하됐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증권사 수익 기여도가 아닌 예측 정확성과 객관성에 기반한 보상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리서치 독립성 강화를 통해 신뢰 회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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