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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장성현]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엇부터 바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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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교통·의료체계 등 단기 성과부터 집중해야

장성현 사회2부 차장
장성현 사회2부 차장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향한 시곗바늘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행정통합은 1년간 멈춰 섰던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순식간에 가시권에 들어왔다. 인구 감소 시대에 광역 통합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프랑스는 지난 2016년 본토의 광역 행정구역인 '레지옹(Region)'을 22개에서 13개로 줄였다. 행정 단위를 키워 중복을 줄이고, 교통·경제·공간 계획을 권역 단위에서 다루겠다는 취지였다. 같은 해 출범한 '그랑 파리 메트로폴' 역시 기초자치단체의 한계를 넘어 교통과 주거 같은 광역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험은 통합이 만능 해법이 아님을 동시에 보여준다. 기대했던 만큼의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지역 정체성 약화와 행정과 주민 사이의 민주적 거리감이 커졌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통합은 방향일 뿐, 자동으로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에도 그 나름 설득력이 있다. 절차와 신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특정 거점으로 자원이 쏠려 주변부는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광역 통합이 시대적 흐름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분명하다. 행정통합 전문가인 남재걸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 사회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대응 방법"이라고 짚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의료·돌봄·교통·교육 등의 필수 행정서비스를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응급의료와 소방, 재난 대응은 행정 경계를 넘을수록 효율이 높아진다. 돌봄과 복지 역시 권역 단위 인력 배치가 이뤄져야 공백과 누락을 줄일 수 있다. 교통도 마찬가지다. 도시와 주변 농촌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보고 노선과 환승 체계를 묶어야 편의성이 극대화된다. 지역 경쟁력 강화도 이유로 꼽힌다. 산업·인력·연구·교통을 권역 단위로 묶어야 투자 유치와 성장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남 교수는 "인구 감소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상황에서, 당장 수도권과 경쟁하거나 인구 증가를 약속하는 것은 과도한 기대이자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라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이 하나로 묶이더라도 주민들이 하나의 정체성을 느끼는 수준의 결합은 애초에 목표가 될 수 없다. 중앙정부의 재정 및 권한의 대대적인 이양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남 교수는 "통합 이후 무엇을 얼마나 잘했는지에 대한 성과 평가에 따라 재정과 권한을 단계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통합의 목적은 '하나가 되는 감정'이 아니라 '연결된 서비스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성패는 '언제, 무엇을 먼저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 경쟁력 강화는 20년을 내다봐야 할 장기 과제이지만, 주민들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성과는 분명하다. 광역교통체계 구축, 의료 전달체계 개편, 응급의료·소방의 권역 확대 등 단기적인 공공 서비스 분야다. 대구시에 편입된 군위 군민들이 가장 체감하는 효과 역시 광역교통체계 도입과 군위소방서 신설 등 재난 대응 체계 강화였다.

인구 감소 사회에서 통합의 진짜 목표는 인구 증가나 수도권 극복이 아니다. 필수 서비스를 끊기지 않게 지키고, 권역 안에서 역할을 나눠 효율을 높이는 게 더욱 중요하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성공하려면 거대한 희망보다는 작지만 분명한 단기 성과를 주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통합의 신뢰는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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