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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고문해 숨지게 한 80대 무속인…'살인' 혐의 적용 피했다,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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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증명 부족"
"평소 조카 아낀 점, 母 선처 탄원 참작"

숯불 이미지 사진(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숯불 이미지 사진(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조카를 엎드려 묶은 채 불 붙은 숯불의 열기를 수 시간 가해 숨지게 한 80대 무속인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7년으로 대폭 감형받았다. 재판부가 무속인의 살인죄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상해치사죄를 적용하면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이날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 여성 무속인 심모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살인과 살인 방조 혐의로 각각 기소됐던 심씨의 자녀와 신도 등 공범 6명에게도 상해치사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 역시 징역 10~25년이 선고된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각종 증거를 종합할 때, 심씨 등의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고인이 범행 중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으며,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경우 인정된다.

이와 관련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보고 피고인들이 중대한 위해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여지는 있었다"면서도 "이를 넘어 사망의 결과를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 "범행 전 과정이 폐쇄회로(CC)TV에 모두 녹화됐으나 이들은 이를 방치했다"며 "뒤늦게나마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구급대에 신고한 점 등을 보면 계획적 살인이나 조직적 은폐로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심씨 등의 상해치사 및 방조죄는 성립한다고 결론내렸다. 이들이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것을 인지하고도 주술을 멈추지 않는 등 상해의 고의와 사망 예견 가능성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 재판부는 "심씨는 조카인 피해자에게 무모한 주술 의식을 장시간 진행해 생명을 침해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조카를 평소 진심으로 아낀 것으로 보이고 왜곡된 무속적 사고방식 아래 치료 목적으로 주술을 한 점, 피해자 모친이 선처를 거듭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공범들에 대해서도 "오랜 기간 신앙 공동체 생활을 하며 심씨를 맹종하고, 주체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정신 치료라는 믿음으로 의식에 참여하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심씨 등은 지난 2024년 9월 1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음식점에서 30대 여성 A씨에게 3시간 동안 숯불 열기를 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심씨는 조카인 A씨가 가게 일을 그만두고 본인 곁을 떠나려 하자 "모친을 죽이고 싶어 하는 악귀를 제거해야 한다"며 '숯불 고문' 계획을 짰다.

심씨는 신도와 자녀를 동원해 철제구조물을 직접 제작하고, 해당 구조물 위에 A씨를 엎드린 상태로 결박했다. 이어 밑에 놓인 대야에 불이 붙은 숯을 계속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심씨는 굿이나 공양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오랜 기간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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