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페스티벌의 시대다. 최근 음악 페스티벌이 잇따라 열리며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대부분의 행사가 수도권에 집중된 대규모·화려함 중심의 흐름 속에서 또 다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5월 1일(금)부터 3일(일)까지 대구 원도심 공평동에서 열리는 '공평사운즈'는 그 중 하나다. 2024년 시작된 이 행사는 지역 공간과 밀착된 형태로 음악적 실험과 교류를 시도하며, 일상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로컬 기반 음악 페스티벌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는 3일권 티켓이 오픈 하루 만에 매진되는 등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페스티벌을 기획한 황재원 제임스레코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공평사운즈를 기획하게 된 계기와 방향성은 무엇인가
▶제임스레코드는 2016년 뮤직펍으로 시작해 음악 마니아나 뮤지션들이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해왔다. 이후 2020년부터는 음반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레이블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공연·제작·커뮤니티가 연결된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공연을 오랫동안 올리면서 느낀 건 대구에도 오래전부터 라이브 음악을 위한 수요가 이미 형성돼있고, 이들을 페스티벌로 한발짝 내딛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연뿐만 아니라 페스티벌 자체를 좋아해서 오랜 시간 다양한 페스티벌을 다녀왔다. 규모는 작더라도 '만족감이 높은' 축제를 만들고 싶었다. 또 하나는 가까이에서 쉽게 접하는 '우리 동네 축제'를 만들고자 했다. 해외에는 작지만 개성 있고 완성도 높은 축제들이 많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친근함, DMZ 피스트레인의 독창성, 지산락페스티벌의 자연 환경에서 받은 영향을 바탕으로 공평사운즈만의 방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5월 공연 주제인 'Fountain of Noise(파운틴 오브 노이즈)'는 어떤 개념이며, 오는 9월 행사와 콘셉트적인 차이가 있나
▶제임스레코드의 정원에는 실제로 작은 분수가 있다. 이번 행사를 함께 만드는 음악가, 예술가, 기획자, 기술자들을 하나의 '노이즈'로 보고 있다. 이들이 모여 분수처럼 끊임없이 생성되고 퍼져나가는 소리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주제를 정했다. 9월에 열릴 페스티벌과는 콘셉트적인 변별을 크게 두기보단, 현재는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에 더 집중하고 있다.
-다양하고 실험적인 아티스트 라인업은 어떤 기준으로 섭외와 구성을 진행하는가
▶공평사운즈 외에도 연간 70~80회 정도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직접 소통해온 뮤지션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라인업을 꾸린다. 장르적으로는 다양하게, 로컬 기반(비수도권) 뮤지션을 최소 50% 이상 포함하려고 한다. 특정 아티스트를 보러 온 관객이 자연스럽게 다른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무대 구성과 타임테이블을 설계했다. 두 스테이지 중 하나가 '메인'이라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임스레코드'와 '소리정원', 두 개의 스테이지를 30초 거리로 배치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이러한 공간 설계가 관객 경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스테이지 간 이동 시간이 짧아 공연을 놓칠 일이 없고, 동선을 미리 계산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이동할 수 있어 관객들은 여러 무대를 가볍게 시도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정원 내 푸드존과 쉼터 등을 자연스럽게 발견하는 경험도 이어진다.
-공평사운즈가 지역 인디음악 신이나 아티스트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길 기대하나
▶비슷한 성격이든, 전혀 다른 방향이든 이런 시도들이 더 많이 생겨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단순히 음악 페스티벌을 넘어, 서브컬처 신이 확장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 서브컬처라고 하면 특정 음악이나 패션처럼 일상 가까이에 존재하는 독립적인 문화 영역이다. 이런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어야 새로운 창작 흐름이 만들어지고, 타지에서 사람들이 모이며, 장기적으로는 도시 문화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서브컬처 활용을 가장 잘하는 나라 중 하나로,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서브컬처 종사자들이 활동할 수 있게 판을 마련해준다. 국내에서는 인디·대중음악이 지자체 예술 지원 범위에서 소외된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크다.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도 서브컬처 신의 확장이 중요하다고 본다.
-향후 행사가 어떤 페스티벌로 성장하길 바라나
▶올해 연초에 '라이브 음악 공연을 즐기는 대구 관객 100배 만들기'를 10년 목표로 세웠다. 근래에 공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진게 느껴져서 꾸준히 해나간다면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행사 1부터 10까지 혼자 기획하고 사비를 들여 추진하면서 소모적인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 타지 관객도 절반 이상이고, 해외에서 찾는 관객들을 보면 뿌듯함도 크다. 시의 지원이 있다면 추후 더 큰 구상을 펼치고 싶기도 하다.
본질적으로는 '우리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행사'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지역 관객들이 꾸준히 찾고 지지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뮤지션들에게도 실질적인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처음 찾는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기보다는, 편하게 즐겼으면 한다.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나와 잘 맞는 음악인지가 더 중요하다. 다양한 공연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뮤지션과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즐겨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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