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권(敎權)과 학교 교육 현장을 배경으로 가상의 특수 조직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의 활약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 공개 사흘 만에 640만 시청 수를 기록하고 비영어권 쇼 가운데 1위에 오르는 등 국내를 넘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참교육'의 흥행 돌풍이 급기야 현실 정치와 교육계의 정책 논의로 번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제안한 데 이어,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작품 속 가상 조직인 '교권보호국'을 경기도에 실제 설치하겠다며 공개 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악성 민원 학부모를 향해 사적 제재를 가하며 쾌도난마(快刀亂麻)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드라마 속 초법적(超法的) 영웅의 모습에 정치권이 숟가락을 얹는 모양새다.
무너진 교실 질서와 위축된 생활지도 현실에 좌절하던 많은 이들이 드라마를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문화의 허구적 통쾌함을 현실의 교육 정책으로 치환(置換)하려는 시도는 전혀 다른 문제다.
아무리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侵害)가 심각하다고 할지라도, 응징과 폭력을 앞세운 방식은 진지한 교육적 해법이 될 수 없다. 드라마 인기에 편승해 선출직 교육감 당선인이 즉흥적이고 대중 영합적인 제안을 쏟아내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의 교육은 결코 드라마가 될 수 없다.
현장의 교사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거창한 간판을 단 전담 조직이 아니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 4법'이 개정되며 법적 장치가 마련됐음에도 여전히 교사 86%가 교권 침해를 당하고도 신고를 주저하는 현실을 직시(直視)해야 한다.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악성 민원과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라는 법적 분쟁의 최전선에 홀로 서지 않도록 돕는 정교하고 실질적인 지원이다. 무분별한 고소·고발에 맞설 전문적인 법률·행정적 조력, 교육청 차원의 강력한 대리 소송 및 법적 대응, 그리고 피해 교원이 안심하고 교단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입체적인 회복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교육은 응징과 통제가 아니라,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엄숙한 영역이다.




































댓글 많은 뉴스
JTBC 회생 절차 개시 신청…1기 아나운서 출신 장성규 "이게 무슨 일, 속상하다"
李대통령 "잠실 시위대, '개표소 봉쇄' 민간인 출입제한 행패…엄중수사"
스타벅스 모든 점포, 22일 오후 3시 영업종료…출범 이후 처음
민주당 '선관위 독립' 타령, 대수술 골든타임 놓쳤다
가변축 화물차, 내년부터 1년마다 분해점검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