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광고를 할 때는 선을 넘어도 좋습니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인식의 선을 넘는 건 고통스럽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콤하다. 사진 출처: BKR
인식의 선을 넘는 건 고통스럽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콤하다. 사진 출처: BKR

누군가 무례한 행동을 하면 "선 넘네?"라고 말한다.

지켜야 할 거리를 훅 좁혀올 때 내뱉는 말이다. 재미있게도, 좋은 광고는 대부분 이 '선'을 넘는 순간 태어난다. 다만 사람 사이의 선이 아니라, 우리 머릿속에 굳어 있는 '인식의 선'을 넘는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 버거킹이 그 선을 제대로 넘었다. 매장 앞에 레트로한 파란 글씨로 "아침 식사 됩니다"라 적힌 입간판을 세우고, "신속"이라는 문구를 단 노란 풍선 인형을 세웠다. 이건 패스트푸드 매장이 아니라 동네 백반집이나 기사식당 앞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우리 머릿속에는 '아침 됩니다'라는 문구는 국밥집, 콩나물해장국집의 것이라는 암묵적인 선이 그어져 있다. 그런데 그 선을, 아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던 햄버거 브랜드가 넘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해장이라 하면 뜨끈한 국물을 떠올린다. 그런데 어느 날 피자집 간판에 "아침 해장 됩니다"라고 붙어 있다면 어떨까. 말이 안 되는 조합이라 웃음이 나면서도, 그 낯섦 때문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버거킹이 노린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익숙한 백반집의 언어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햄버거 브랜드에 이식해 사람들의 인식에 균열을 낸 것이다.

인식의 선을 넘은 결과는 어땠을까? 버거킹은 이번 캠페인과 함께 모닝 메뉴 판매 매장을 기존 58곳에서 120곳으로, 약 두 배로 늘렸다. 그런데 판매 매장은 두 배 늘어난 사이 일주일간 모닝 매출은 다섯 배 가까이 뛰었다고 한다. 새로 선보인 대표 메뉴 크루아상위치 역시 당초 예상 판매량의 2.5배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매장 확장 폭보다 훨씬 큰 폭의 성장이니, 캠페인이 실제 구매 행동까지 끌어냈다고 볼 수 있는 결과이다.

여기서 광고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곱씹어볼 지점이 있다. 사람들은 예상 가능한 것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좋은 카피, 좋은 캠페인 비주얼도 결국 소비자의 머릿속에 그어진 어떤 선을 건드릴 때 비로소 기억에 남고, 화제가 되고, 발걸음으로 이어진다.

물론 아무 선이나 넘어서는 안 된다. 브랜드의 맥락과 무관하게 자극만 노린 선 넘기는 반감을 사기 마련이다. 버거킹의 사례가 통한 이유는 '아침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진짜 사업적 메시지 위에,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빌려와 그 메시지를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무례함의 선은 넘지 않는 게 예의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고정관념이 그어놓은 선이라면, 오히려 과감하게 넘어서야 브랜드가 기억된다.

한국에서 브랜드를 운영하는 모든 관리자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다음 캠페인을 기획할 때 스스로에게 이 질문 하나를 던져보자.

"우리는 지금 선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두려워 안전한 선 안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닐까."

그 답이 '그렇다'라면, 이제는 넘어설 때이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강미정 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법'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포함한 것에 의문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미국 중간선거가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 변동성을 언급...
5일 오후 6시 55분 경기 안양시 평촌고가교에서 25t 화물트럭이 방음벽을 들이받아 잔해물이 아래 도로를 지나던 택시를 덮쳐 3명이 다쳤고...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의회를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지원한 공화당 ..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