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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게·대하철 통풍 주의보…20대 남성 10년 새 167%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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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알 100g에 퓨린 300mg, 하루 제한치 두 배 찬 바람에 발가락 요산 굳어…굶는 다이어트도 발작 불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가을 꽃게 통풍 주의보가 켜진 가운데 수산시장에서 꽃게탕과 대하구이에 술을 곁들인 30대 남성이 다음 날 새벽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진단은 급성 통풍 발작이었다. 분당제생병원이 소개한 이 사례는 류마티스내과 진료실에서 가을마다 되풀이되는 장면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도 제철 대하·꽃게 회식과 음주 뒤 새벽에 엄지발가락이 붓고 아파 응급실을 찾는 20~30대 남성이 잦다고 밝히고 있다.

◆ 새벽에 발가락을 찌르는 가을 손님

통풍은 혈액 속 요산이 바늘 모양 결정으로 굳어 관절에 쌓이는 병이다. 결정은 체온이 낮은 말단 관절,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부터 노린다. 발작은 대개 밤에 시작되고 관절이 벌겋게 부어오른다.

가을은 두 조건이 한꺼번에 맞아떨어지는 계절이다. 꽃게·대하 등 갑각류가 식탁에 자주 오르고, 찬 바람이 불면서 발가락 체온이 내려간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병태생리 자료는 발가락 관절 온도가 30도 초반에 머물며 기온이 급락하면 요산 용해도가 더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녹지 못한 요산은 그대로 결정이 된다.

◆ 환자 절반이 2040 남성

통풍은 더 이상 중년의 병이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24년 통풍 진료인원은 55만3천여 명으로 4년 사이 18% 늘었다. 2020년 이후 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연령은 20대였고 30대가 뒤를 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4년 8월 공개한 성별·연령대별 진료 현황을 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20대 남성 통풍 환자는 167% 급증했고 30대 남성도 두 배 넘게 늘었다. 2023년 기준 20~40대 남성이 전체 환자의 48%를 차지했다. 환자 열 명 중 아홉이 남성인데,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출을 돕기 때문이다.

통풍의 전 단계인 고요산혈증도 젊은 층에 몰려 있다. KMI한국의학연구소가 수검자 200만 명을 분석한 결과 30대 남성의 고요산혈증 유병률이 45.7%로 가장 높았다. 20대 남성 유병률도 절반에 가까운 43.8%에 달했다. 주 5회 이상 술을 마시는 집단은 비음주군의 두 배였고, 고도비만군은 절반을 넘겼다.

한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이제 통풍은 20대와 30대의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며 "고지방·고단백·고퓨린 식단과 배달 음식 위주의 식습관이 가장 큰 배경"이라고 말했다.

◆ 내장과 알이 문제, 하루 150mg

요산은 퓨린이라는 성분이 몸에서 분해될 때 생긴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식이 지침은 100g당 퓨린 150mg 이상을 고퓨린 식품으로 분류하는데, 꽃게·대하 같은 갑각류가 여기에 든다. 질병관리청이 제시하는 통풍 환자의 하루 퓨린 제한치도 150mg이다.

같은 꽃게라도 부위에 따라 차이가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로 게류 내장과 알은 100g당 퓨린이 200~300mg에 이른다. 살코기의 두 배 수준이다. 게딱지 내장에 밥을 비비고 꽃게탕 국물까지 들이켜면 한 끼로 하루 한도를 넘긴다. 여기에 맥주가 더해지면 요산 생성은 늘고 배출은 줄어든다.

◆ 굶는 다이어트가 발작을 부른다

그렇다고 음식만 끊으면 해결되는 병은 아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진료지침을 보면 몸속 퓨린의 3분의 2는 체내에서 스스로 만들어진다. 음식에서 유래하는 몫은 3분의 1에 그친다. 음식 퓨린을 극단적으로 제한해도 요산 저하 효과는 1~2mg/dL에 불과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무리한 절식은 오히려 위험하다. 굶거나 단기간에 살을 빼면 케톤체가 급증해 콩팥의 요산 배설을 막는다. 강동경희대병원에 따르면 바디프로필 준비로 단백질 보충제를 과다 복용하고 간헐적 단식을 하던 중 가을 해산물 회식 직후 무릎에 급성 통풍이 발병한 20대 남성 사례도 있었다.

발작 당시 혈액검사에도 함정이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급성 발작 시에는 요산 결정이 관절 내부로 스며들거나 체내 염증 반응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혈중 요산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요산 6 미만, 검진 항목엔 아직 없어

대한류마티스학회 지침은 혈중 요산이 7.0mg/dL를 넘으면 고요산혈증으로 보고, 통풍 환자의 재발 방지 목표를 6.0mg/dL 미만으로 잡는다. 결절이 생긴 환자는 5.0 미만까지 낮춰야 한다. 그러나 학회의 2022년 역학 보고서에서 목표치에 도달해 유지하는 환자는 셋 중 하나에 불과했고, 진단 뒤 요산저하제를 꾸준히 먹는 환자도 절반이 안 됐다.

방치하면 관절만 망가지는 게 아니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올해 6월 낸 신장 합병증 임상 분석 자료를 보면 통풍 환자의 만성콩팥병 동반 비율은 20~25% 수준이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내 요산 수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요산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학회는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 중 통풍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10~16%여서 약보다 식이 관리를 먼저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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