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만에 9% 넘게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일부 삼성전자 직원들이 오히려 주가가 더 떨어지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다. 내년 주식으로 지급받을 특별성과급을 고려하면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손실을 떠안은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주들의 피해는 안중에도 없느냐"는 반발이 나온다.
16일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삼성전자 게시판에는 주가 하락을 반기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직장 메일로 직원 인증을 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 직원으로 표시된 한 이용자는 "주가 10만원까지 박아라(떨어져라)"라고 적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주가가 내려가는 게 더 이득"이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솔직히 직원 입장에서는 주가 5만원 가기를 기원 중"이라는 글도 있었다. 이 직원은 "5만원 가면 주식 4배로 받는건데 내일도 떨어지기를 기원한다"며 "나 돈 벌려고 회사 다니는 거다"라고 했다.
이들이 주가 하락을 반기는 배경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OPI2)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개인별 지급액에서 세금과 보험료 등을 공제한 뒤 삼성전자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급 시기는 내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로 예정돼 있다.
핵심은 성과급 지급 당시의 주가다.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주가가 낮을수록 직원들이 확보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늘어난다.
가령 세후 성과급으로 1억원을 받는 직원이라면 주가가 25만원일 때는 400주를 받지만, 20만원일 때는 500주를 받을 수 있다. 이후 주가가 반등하면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한 직원이 상대적으로 큰 평가이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한 이용자는 "DS 입장에서는 주가 높아봐야 OPI2 리스크만 커지는데, 차라리 성과연동주식(PSU)은 1.5 정도 배수만 받고 상대적 저점인 10만원 중후반 가격에 OPI2 받는 게 오히려 낫지 않나"고 했다.
반면 삼성전자에 투자한 일반 주주들의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만2000원(9.48%) 급락한 2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기록한 고점인 37만4500원과 비교하면 16만4500원(43.9%) 떨어진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86만1000명 가운데 지난 14일 기준 손실을 기록 중인 투자자는 4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9만원 이상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비중도 17%를 넘었다.
이처럼 상당수 투자자가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직원들이 주가 하락을 반기는 글을 올리자 주주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로 인증된 한 이용자는 "숏을 치든, 자사주를 더 많은 수량을 받든 누군가는 떨어져야 이득을 본다해도 사회적인 통념상 지금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떨어질 때 오히려 좋아~'라고 글쓰면 안 되는 상황이라는 말이 이해하기 어렵나"라고 했다. "주가 떨어져서 분위기도 안 좋은데 이런 글은 좀" "안 그래도 영업이이 N퍼센트 성과급 때문에 심기 불편한데 주가 박을수록 더 좋다고 해버리다니" 등의 반응도 있었다.
다만 "DS 사업부 이미지 망치려고 일부러 쓰는 글일 수도 있다" "성과급 못 받는 부서가 작성하는 분탕 글이다" 등의 의견도 일부 있었다. 실제로 논란이 된 게시글 작성자들이 실제 DS부문 소속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주가 하락을 반기는 건 일부 직원들의 생각일 뿐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별경영성과급 지급을 위한 자사주 처분과 관련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한 만큼, 주주들의 반발이 커질 경우 관련 안건 처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전날 7%대의 급락으로 폭락장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1% 내외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스피의 반등을 이끌고 있는 건 개인 투자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현재 146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기관도 427억원 매수 우위다. 다만 외국인은 2500억원 매도 우위로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 중이다. 이에 지수 상방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전 9시 13분 기준 전장보다 1.67% 오른 21만3500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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