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학교를 나오고도 '의대 지역의사선발'·'의학계열 지역인재' 전형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지역 의대 수시모집에서 피해 사례가 연이어 나오면서 교육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복지부와 교육부가 관련 법령에 기준을 모호하게 표기한 탓에 학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분류상 자격요건 불충족
1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경산에 위치한 영남삼육중학교 출신 학생들이 의대 지역의사선발·의학계열(의대·치대·한의대·약대·간호대) 지역인재 전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삼육중은 학교법인 삼육학원 소유의 사립 '각종학교'다.
각종학교는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등 일반적인 학교 유형과는 별도로, 특정한 교육 목적에 따라 설립·운영되는 학교다.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라 정식 학교 유형 중 하나로 분류되며 설립 목적에 따라 교육과정을 달리 운영할 수 있다.
영남삼육중은 영어 특성화교육을 중심으로 외고·국제고·과학고 등 특목고 진학에 유리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필고사를 거쳐 성적순으로 경북(80%)과 대구·경남 등 기타(20%) 지역 입학생을 선발한다.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높고 면학 분위기가 우수해 대구경북 지역 학생,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문제는 영남삼육중이 법적 요건상 의대 지역의사선발전형과 의학계열 지역인재전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르면, 영남삼육중은 일반 '중학교(2호)'가 아닌 '각종학교(5호)'로 분류돼 해당 전형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두 전형 모두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중학교(2호)'에서 교육과정을 이수·졸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영남삼육중과 호남삼육중은 행정 분류상 각종학교지만 교육청의 정식 승인 아래 일반 중학교와 똑같이 학력이 인정되는 법정 교육기관이며 90% 이상이 지역 학생들"이라며 "정부,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학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호한 기준 탓 학생들 인지 못해
해당 전형 관련 법률 제정 당시 모호한 기준 표기로 인해 학생, 학부모가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문제다.
의학계열 지역인재전형의 경우 지난 2021년 3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이 개정되면서 2022년 이후 입학한 중학생(현 고2)부터 중·고등학교를 모두 대학 소재 권역에서 나와야 한다. 이전에는 고등학교 3년만 해당이 됐으나 정부가 지역인재 선발 규모를 확대하며 지원자격이 강화됐다.
하지만 입법 당시 '지방대육성법 제15조'를 보면 고등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고등학교'라고 명시된 반면 중학교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소재한 중학교를 졸업할 것'이라고만 표기돼 있어 의미가 다소 모호하다.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중학교'라고 명시돼 있지 않아 '각종학교'로 분류된 중학교도 포함된다고 해석할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이후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25년 8월 2022년 중학교 입학생이 대입을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에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중학교'라는 세부 사항을 추가했고, 각 대학들도 올해 4월 대교협의 지침을 바탕으로 '2028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해당 내용을 포함해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2022~2025년에 각종학교로 분류된 중학교에 입학한 현 중2~고2 학생들은 해당 내용이 추가되기 전에 입학했음에도 대입에서 의학계열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올해 대입부터 시행되는 의대 지역의사선발전형에도 유사한 논란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지역의사법) 제4조' 자격 요건에는 '해당 의과대학이 소재한 지역 또는 인접지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의 중학교 및 고등학교를 졸업할 것'이라고만 표기돼 있다. 이후 올해 3월 제정된 지역의사법 시행령에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중학교와 고등학교'라는 세부 내용이 다시 추가됐다.
시행령에 따르면 각종학교로 분류된 영남삼육중 출신 고3들은 올해 대구경북권 5개 의대 지역의사선발전형(72명)에 지원자격에 부합하지 않는다. 호남삼육중, 구리 서울삼육중 졸업생들도 전남광주·전북권 4개 의대 지역의사선발전형(88명)과 경기 남양주권 지역의사선발전형(6명)에 각각 지원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5월 복지부·교육부가 발표한 '2027학년도 지역의사선발전형 안내'와 지역 대학들이 발표한 '2027학년 수시 모집요강'에는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중학교'라는 언급이 따로 없다.
◆올해 수시에서 피해 사례 나와
교육 현장에서는 입법 당시 정교하지 못한 법률로 인해 애꿎은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남삼육중 졸업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영남삼육중·호남삼육중 등은 일반 중학교와 교육과정이 거의 유사한데 왜 자격요건이 안되는지 모르겠다"며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아들이 지역 중·고를 다녔으니 당연히 의대 지역인재전형을 지원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도 "세부사항이 나중에 추가됐는데도 유예기간이나 예외조항 없이 바로 시행하는 게 맞느냐"며 "입학 이후 만들어진 새로운 기준을 소급 적용해 아이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고 비판했다.
올해 의대 수시모집 지역의사선발전형에 지원한 학생들 가운데 자격요건 미달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사례도 나오고 있다. 영남삼육중 출신 고3 학생들은 최근 경북대를 포함한 지역 대학에서 자격요건에 미달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호남삼육중 출신 고3 학생들도 전남대·조선대 등에서 같은 통보를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졸업생 중 최소 4명 이상의 피해 사례가 발견됐고 한 학생은 수시 6장 중 4장을 지역의사선발전형에 썼다"며 "고교 진학교사, 입시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지원했는데 이대로 불합격이 되면 그 학생은 4번의 소중한 기회를 날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전형들의 취지가 지역에서 자란 학생들이 지역에 남아 의료인으로 일하도록 하는 것인데 행정상 분류 때문에 지역 학생들이 배제되는 게 제도의 취지와 맞느냐"며 "학생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계 부처에 대응 방안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대 입학처는 "현재 지원자격에 대해 면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및 관련 시행령 기준에 따라 지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자격 여부를 엄격하고 공정하게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따라 입시가 진행되기 때문에 현재 지침상 각종학교 출신 학생들은 의학계열 지역인재전형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게 맞다"면서도 "지금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교육부 차원에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의사선발전형과 관련해 "시행령에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중학교'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지역의사선발전형 자료집에) 해당 문구가 없다고 해서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을 몰랐다"며 "이 부분이 충분히 안내돼야 할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고 앞으로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시행령이 제정됐기 때문에 지금 와서 (불합격생을) 구제하기는 어렵다"며 "제대로 해석해서 지원 여부를 결정한 선의의 피해자 발생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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