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저녁 긴급 대국민연설을 갖고 전날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에 대해 "그 무엇도 이를 정당화하거나 설명하거나 변명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물가와 청년 불안 등 시위의 배경에는 "정당한 요구"가 있다며 대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연설은 한국시간 19일 새벽 3시 마크롱 대통령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프랑스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Adresse aux Français)'이라는 제목으로 생중계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제 극좌 소수 집단 출신의 선동 세력이 수많은 범죄자와 합세해 우리 도시에서 통제 불능의 폭력을 자행했다"고 규정했다. 그는 상점이 약탈당하고 시청 등 공공건물이 공격받아 일부가 파괴됐으며, 경찰과 헌병 수백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리모주 시청 방화, 리옹 관광안내소 피습, 마르세유 시청 난입, 보르도 지방장관(프레페) 관사 공격을 언급하며 "국민 모두가 분노와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수사와 처벌 방침도 못 박았다. 그는 "수사는 최대한 신속히 진행될 것이며, 법무부 장관이 검사들에게 가장 단호한 처분을 요구했다"며 "사법적 후속 조치는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괴한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하고, 약탈한 자들은 변상해야 하며, 공화국을 무너뜨리려 한 자들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 수집과 사전 예측 실패에 대한 책임도 거론했다. 그는 정부에 "모든 교훈을 얻어 재발을 막으라"고 지시했으며, 내무부 장관에게 명확한 설명과 투명한 규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피해 상인들을 위해서는 19일 총리 주재로 위기대응반을 가동해 가능한 한 빠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시위에 참가한 수십만 명의 시민을 폭력 가담자와 구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시위대가 생활비와 연료 가격에 대한 불안을 표출했다며 "그 근원은 프랑스가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여파를 겪고 있는 페르시아만 분쟁에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들의 걱정을 온전히 이해한다"며 같은 불안이 유럽 다른 수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19일 아침 걸프 국가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와 정부는 연료 유통업체와 협의해 가격 인하 효과가 실제 유가에 반영되도록 조치했다고도 설명했다.
최근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이어진 청년층의 불안에 대해서는 "미래에 바랄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라며 "그들의 목소리는 편견 없이, 어려움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경청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장관이 개설한 온라인 플랫폼에는 10만 건 이상의 의견이 접수됐다고 소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책임은 분노를 경청하고 원인에 대처하는 것, 그리고 공화국의 질서를 확고히 지키는 것, 이 두 가지"라며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지방장관들이 시장들과 협의해 도시와 공공건물, 상점 보호를 위한 결정을 내리며, 필요하면 특정 집회 금지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모든 정당과 직능·노동단체가 모호함 없이 폭력을 규탄하고 진정을 촉구해야 한다며, 총리가 수일 내 이들을 소집해 공개적 입장을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학생, 교사, 노사 대표, 지방자치단체, 의원이 이번 주부터 정부와 함께 구체적 제안을 마련하는 논의 테이블을 꾸리겠다고 했다.
그는 "경청과 대화는 유약함도, 처벌 면제도 뜻하지 않는다"며 "폭력을 행사하는 모든 이에게 타협 없이 단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를 6개월 앞둔 정치 일정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 거리로 나가 혼란을 일으키라고 말하는 이들의 목적은 공화국을 훼손하고 공론을 가로채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토론은 대중 집회와 정당, 언론과 방송, 존중 속의 평화로운 모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대화에는 찬성하지만 어떠한 형태의 폭력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설은 "단결과 평온, 존중이 필요하다"는 호소와 "공화국 만세, 프랑스 만세"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연설이 공개된 직후 해당 영상 댓글창에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상당수 이용자가 "사임하라(Démissionne)", "꺼져라(Dégage)"는 댓글을 남겼다.
연설의 내용과 형식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컸다. 한 이용자는 "9분이라는 짧은 연설로 이토록 중요한 시위 국면을 요약하다니 수치스럽다"고 지적했고, 다른 이용자는 "그는 말 그대로 아무런 해법도 내놓지 않았다"고 썼다. "대통령이 AI 같다. 예측 가능한 수준"이라는 조롱 섞인 댓글도 올라왔다.
이번 시위는 물가·연료비 부담과 청년층의 미래 불안, 공교육 여건에 대한 불만이 겹치며 전국으로 번졌다. 일부 도시에서는 상점 약탈과 방화가 잇따랐다. 리모주에서는 140년 넘은 시청 청사가 불에 타 종탑이 무너졌고, 마르세유에서는 시위대가 시청에 난입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번 시위로 1200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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