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선기동 구미칠곡축협 축산물유통센터(도축장)를 둘러싼 20년 묵은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최근 기준치를 초과한 복합악취와 폐수 관리 논란이 불거지며 인근 주민과 시의회는 조속한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반면 축협 측은 1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이전 비용과 가동 중단에 따른 지역 축산 유통망 붕괴,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맞서고 있어 상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6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선기동 도축장은 지난 7~9월 구미시 점검에서 배출허용기준(15 이하)의 2배가 넘는 복합악취(31)가 검출돼 개선권고 처분이 내려졌고 최종 방류조 수돗물 혼입으로 고의 희석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도축장 반경 1㎞ 내 1만여 아파트 주민과 요양병원 측의 주거권 침해 호소가 거세졌다. 김정미 시의원 등 구미시의회도 "도시 팽창으로 시설이 주택가 한복판에 놓였다"며 연도별 이전 로드맵 수립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축협 측은 단속 결과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구미시청의 악취 측정 내역을 살펴보면 도축 작업이 한창인 주간 시간대(오전 6시, 9시, 11시 등) 4차례 측정값은 복합악취 희석배수 4~11 수준으로 기준치(15)를 밑돌았고, 기준치를 초과한 것은 대기 정체로 냄새가 바닥에 깔리기 쉬운 '야간(오후 9시)'과 비 온 뒤 등 특정 조건에서 진행된 측정이었다.
게다가 당시 악취 측정이 도축장 내부 배출구가 아닌 '부지 밖 버스정류장 인근 도로변'에서 이뤄져 외부 요인이 뒤섞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는 것이 축협 측의 설명이다.
폐수 혼입 논란 역시 동파 방지용 수돗물이 유입된 운영 착오일 뿐 고의 배출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축협은 방음벽 설치 검토, 안개분무 가동, 오후 5시 이전 도축 마감 등 단기 저감책을 추진 중이다.
축산업계는 시설 폐쇄가 부를 경제적 타격을 우려한다. 구미는 경북 한우 사육 2위 도시로, 관내 축산업 종사자만 3천여명에 달한다. 선기동 도축장은 연간 소 3천여 마리와 돼지 20만여 마리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이다. 가동이 중단되면 농가들은 원거리 출하로 감량 피해와 등급 하락을 입고, 육가공업체와 정육점 등 유통망이 흔들려 소비자 고깃값 인상으로 직결된다.
이전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700억~1천억원대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이다. 도축 수수료 순이익이 연 4억~5억원 선에 불과해 축협 단독 재원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1970년대 조성된 시설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 인허가를 내준 구미시의 과거 도시계획 실패가 갈등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사태 해결의 열쇠는 행정 주도의 상생 지원책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축협 측은 시가 현 부지를 매입해 공공개발하고 대체부지와 기반시설, 국비 융자 등을 지원한다면 적극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역 사회와 축산업계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 거점도축장 현대화 국비 사업 유치와 함께 구미시, 시의회, 축협, 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공식 '4자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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