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안동 하회마을과 봉정사, 도산서원, 병산서원 일원에서 열린 '2026 세계유산축전 안동'이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전은 세계유산의 보존을 넘어 인문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지역문화와 관광 활성화로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다만 지역 문화단체와 세계유산 운영주체 간 협력체계 구축, 체류형 관광 콘텐츠 개발 등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 지역 문화단체와 세계유산의 협력 가능성 확인
이번 축전에서 주목할 부분은 세계유산 운영주체와 지역 문화단체 간 협력의 필요성을 구체적인 과제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세계유산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면 유산을 관리하는 주체뿐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인과 연구자, 문화기획자, 주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지난 19일 열린 세계유산 활성화 포럼에서도 지역 문화단체와 서원 운영주체의 협력을 통한 세계유산 가치 확장 방안이 논의됐다. 참여한 9개 서원단체가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인 공동사업이나 지속적인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축전에서 확인한 공감대를 일회성 논의로 끝내지 않고 공동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문화인력 양성 등 실질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 닫혀 있던 공간 개방… 새로운 문화콘텐츠 가능성
세계유산 내 유휴공간과 비개방 공간을 활용하려는 시도에서도 가능성과 한계가 드러났다.
하회마을에서는 유휴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운영됐지만, 참여자가 마을 주민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외부 관광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빈집 증가와 주민 고령화, 인구감소 등 세계유산 마을이 직면한 현실도 확인됐다. 유휴공간 활용을 단순한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그치지 않고 주민 참여와 생활문화 회복, 지역 문화인력의 활동 기반 조성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도산서원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가능성이 제시됐다. 평소 개방되지 않았던 장판각과 역락서재, 하고직사 등을 활용해 공간별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문화유산의 공간적 특성을 살린 개방이 새로운 콘텐츠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
특히 도산서원이 지닌 교육적·인문적 가치를 퇴계 이황의 삶과 정신, 오늘날의 사회적 과제와 연결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실천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필요성도 제기됐다.
◆ 역사·인문적 가치에 현대적 감각 더해야
문화유산과 인문, 관광을 통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도 이번 축전이 남긴 주요 과제다.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관광객의 관심과 참여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 어렵다. 유산에 축적된 역사와 사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공연과 전시, 체험,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문화예술인과 기획자, 연구자들이 세계유산의 가치를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유산이 지닌 인문적 깊이가 관광객의 흥미와 감동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다시 찾고 싶은 지역의 기억을 만들어야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 방문객 수보다 체류시간·지역 소비 확대 중요
세계유산 활용의 성과를 방문객 수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방문했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며 어떤 경험을 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회마을과 봉정사, 도산서원, 병산서원에서 각각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공간과 상권, 숙박·음식,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연계해 안동 전체를 하나의 문화적 경험 공간으로 구성하는 종합적인 관광전략이 필요하다.
관광객의 체류시간이 늘어나면 지역 소비 확대를 기대할 수 있고, 그 성과가 다시 주민과 문화단체, 지역 문화인력의 활동 기반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도 마련할 수 있다.
◆ 일회성 행사 넘어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해야
이번 세계유산축전 안동은 세계유산 운영주체와 지역 문화단체 간 협력, 유휴공간 활용, 인문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관광콘텐츠 개발, 체류형 관광 활성화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를 구체적인 성과와 지속가능한 운영체계로 연결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문제 제기에는 성공했지만 실질적인 성과 창출은 과제로 남았다는 점에서 이번 축전은 '절반의 성공'이자 새로운 출발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세계유산의 지속가능성은 유산 자체의 보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유산을 둘러싼 지역 공동체가 활력을 유지하고, 지역 문화인력이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새로운 콘텐츠와 가치가 생산되는 문화생태계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기관과 세계유산 운영주체, 지역 문화단체와 주민이 공동의 목표 아래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문화기획자와 해설인력, 연구자와 예술인의 양성 및 활동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2026세계유산축전 안동' 관계자는 "올 해 축전의 진정한 성과는 17일간의 행사가 끝난 시점이 아니라, 축전에서 제기된 과제를 향후 문화유산 활용정책과 관광 프로그램 개발, 지역 문화인력 양성 등 구체적인 실천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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