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의 좌파 거물(巨物)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네 번째로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뒤졌지만 결선에서 51.79%를 얻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를 꺾었다. 그런데 룰라가 마냥 샴페인을 터뜨릴 상황은 아니다. 브라질 국민은 대통령궁 열쇠는 룰라에게 건넸지만, 의회 열쇠는 반대 진영에 맡겼다. 브라질은 지난 4일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일에 연방 상·하원의원과 주지사까지 함께 뽑았다. 의회 선거에서 보우소나루의 우파 자유당(PL)은 하원 513석 중 121석을 차지해 최대 정당이 됐고, 룰라의 노동자당(PT)이 참여한 정당연합은 88석에 그쳤다. 상원 81석 중엔 PL 29석, PT 10석이다. 다른 중도·우파 정당까지 합치면 새 의회는 확실히 오른쪽이다.
브라질 국민들은 룰라의 복지와 빈곤 감소 정책에 손을 들어주면서 정부의 세금·재정 확대와 규제에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법률과 예산은 의회를 통과해야 하고, 대법관 등 주요 인사도 상원 문턱을 넘어야 한다. 지방정부 권한이 막강하고 군소(群小) 정당도 많은 브라질에선 대통령이 여러 정당과 거래하고 타협해야 한다. '연립 대통령제'라는 말이 등장한 이유다. 4기 룰라 앞에는 역대급으로 커진 보우소나루 진영이 버틴다. 우파는 대법원 권한 제한, 형사처벌 강화, 기업세 인하와 민영화, 환경규제 완화까지 추진한다. 4선 대통령 룰라가 어느 때보다 의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결과를 브라질의 '좌파 승리'라고만 읽으면 절반만 보는 셈이다. 유권자는 룰라에게 국정을 맡겼지만 백지수표까지 써주지는 않았다. 미국도 유권자의 심판을 기다린다.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탈환(奪還) 가능성을 차츰 높이고, 상원도 공화당 53석 대 민주당계 47석 구도가 흔들리는 초접전이다. 한 선거분석기관은 민주당의 상원 의석이 2~6석 늘 것으로 본다. 트럼프 지지율은 31%까지 떨어졌고, 응답자의 68%는 경제정책에 불만을 표했다. 2024년 트럼프를 두 자릿수 격차로 지지했던 지역구 일부까지 접전지가 됐다. 브라질에서는 룰라가 대통령궁을 얻고 우파가 의회를 얻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분할 권력'이 만들어질 것인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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